분류 전체보기 (166) 썸네일형 리스트형 <무서운 이야기> 묘한 냄새가 나는 산속 오두막 아버지는 친구 두 분과 함께 가을 산행을 즐기고 계셨다고 합니다. 마침 연휴였고 날씨도 좋아, 여유롭게 노래를 부르며 순조롭게 산을 오르고 계셨다고 하네요. 그런데 낮이 지나갈 무렵, 갑자기 날씨가 흐려졌습니다. '아가씨의 마음과 산 날씨는 모른다' 는 말처럼, 순식간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칭 베테랑이라던 아버지와 동료분들은 날이 흐릴 때부터 이미 재킷을 꺼내 입으셔서 큰 문제는 없으셨다고 합니다. 계속 일정한 페이스로 걷고 계셨는데, 숙박 예정인 오두막까지는 앞으로 약 2시간 정도 남아있었답니다. 그때 갑자기 동료분 중 한 분, 히구치 씨가 "추워..." 라고 중얼거리며 쭈그려 앉으셨다고 합니다. 왜 그러시냐며 말을 걸고 이마에 손을 대보니, 불덩이처럼 뜨거웠고, 얼굴은 새.. <무서운 이야기> 심야 주유소 알바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난 24시간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를 했었어. 그 주유소는 손님이 직접 기름을 넣고, 영수증을 가져오면 사무실에서 정산하는 시스템이었거든. 심야에는 항상 두 명이 같이 일했는데, 한 명은 아르바이트생이고 다른 한 명은 주유소 사장 부부가 번갈아 가며 들어왔어. 근데 사장네 집이 주유소 맞은편이라, 사실 한밤중엔 집에 가서 자는 일이 많았지. 그래서 심야엔 실질적으로 나 혼자 주유소를 보는 셈이었어. 그 동네는 폭주족들로 유명해서 한밤중에 주유소에 오는 손님들도 대부분 혼자 스포츠카 타고 오는 남자들이었어. 손님이 많지도 않아서, 난 사무실에 앉아 논문 쓰면서 시간 보내곤 했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3주쯤 지났을 무렵, 한 남자 손님이 왔어. 30대 정도로 보이는.. <무서운 이야기> 시골 외삼촌댁 어릴 적, 지금은 돌아가신 삼촌과 숙모께서는 저를 무척 귀여워해 주셨습니다. 외가의 장남이셨던 삼촌은 할아버지로부터 토지와 산림 대부분을 물려받으셨습니다. 덕분에 직업을 가지지 않고도, 세상사에 관여하지 않으며 토지 임대료만으로 유유자적하게 살아가셨습니다. 삼촌 내외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오래된 단층집에서 아이도 없이 조용히 살고 계셨습니다. 맞벌이로 바빴던 부모님을 대신해 삼촌과 숙모께서는 저뿐만 아니라 누나와 동생까지 자주 집으로 데려가 맛있는 음식을 해 주시고, 용돈도 주시곤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라도 부모가 된 기분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며 삼촌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사이도 소원했던 과거를 회상하시곤 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토요일마다 삼촌 댁에 놀러 가 과.. <무서운 이야기> 어릴 적 뒷산 폐가 체험 어릴 적, 부모님께는 비밀로 하고 친구 세 명과 함께 뒷산 깊은 곳으로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약 30분 정도 걷자, 폐가 한 채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잔뜩 들떠 폐가 안을 탐험하기 시작했습니다. 폐가는 단층짜리로, 방이 세 개 있는 구조였습니다. 거실에는 야한 책이 몇 권 놓여 있었고, 친구들은 기뻐하며 책을 뒤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딱히 흥미가 없어서 옆에서 곁눈질만 하다가 다른 방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다른 방에 들어갔지만, 특별한 가구나 물건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지 벽장이 하나 있을 뿐이었습니다. 호기심이 생겨 벽장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그 안에는 약간 통통한 아주머니 한 분이 등을 돌리고 앉아 계셨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모습에 저는 공포나 의문보다는 당혹감에 사로잡혔습니다.. <무서운 이야기> 하얀색 원피스의 여자 저는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잉여롭게 있다가 "씻고 자야지"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제 친구였습니다. 이름을 민수라고 하겠습니다. (가명) 민수가 "야, 나 지금 네 집 앞인데 나와.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하자" 라고 하더군요. 밤 10시 반이라 조금 늦은 시간 같기도 했지만, 심심하기도 하고 졸리지도 않았던 터라 "콜!" 하고 나갔습니다. 편의점 밖 테이블에 앉아 민수와 수다를 떨기 시작했어요. 우리 둘 다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였어서 여자친구 이야기나 이런저런 재밌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참고로 그 편의점은 꽤 외진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어서 밤이 되면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가끔 술 취한 아저씨들이 지나가며 주정을 부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 <무서운 이야기> 서랍장 위 긴 머리의 여자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우리 가족이 이사 간 아파트는 지역에서 몇 번 자살 사건이 있었던 곳이었지만, 저희가 사는 동안에는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이 아파트는 꽤나 시골에 위치한 곳이었고요. 어느 날, 저는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아파트 근처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아파트로 올라가는 길은 양쪽에 논이 펼쳐진 2차선 도로였고, 왼쪽은 인도, 오른쪽은 논이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오른쪽 길로 걷고 있었는데, 인도로 옮겨가려던 순간 누군가 뒤에서 저를 아주 크게 부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00아!” 하고 제 이름을 불렀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시 앞을 보려던 순간, 제 앞을 차 한 대가.. <무서운 이야기> 학교 앞 줄을 서있는 사람들 친구 아버지가 전기 공사를 담당하시는 분이셨는데, 목돈 좀 벌어보겠다고 아침에 서울에서 대전으로 가서 저녁에 친구 아버지 차를 얻어 타고 다시 올라왔습니다. 평소에는 새벽까지 게임(FM)을 하곤 했는데, 그날은 피곤해서 한 11시쯤 잠들었던 것 같아요. 그날 꿈을 꿨는데,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 동네에서 길을 걷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알던 동네들을 짜깁기한 것 같은 풍경이었어요. 대략 지금 사는 동네와 어릴 적 살던 동네를 합친 느낌이었습니다. 세상이 뽀얗고 화사한 느낌이었어요. 마치 사진에 밝은 톤 필터를 넣은 것 같은 분위기였죠. 제가 사는 동네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다 있는 동네라 사람이 없는 곳이 아닌데, 꿈속에서는 길거리가 굉장히 한적했어요. .. <무서운 이야기> 비어있던 무당 집 때는 2005년 여름방학. 그해 진짜 더웠던 걸로 기억난다. 근데 우리 중학교는 방학 때마다 봉사활동이랍시고 학교 청소를 시켰다. 가기 싫었는데, 그때는 좀 잘 나간다고 담배도 뻑뻑 피우고 다녔으니까 더 싫었던 거지.근데 이 사건의 발단도 결국 담배 때문이었다. 그날 비가 꽤 많이 왔어. 청소 끝내고 교문 밖으로 나왔는데, 우리 학교가 산 중턱에 있었거든. 교문 나가면 빌라촌 쪽으로 가는 길이랑 다른 길이 있었는데, 빌라촌은 그 시절 우리 흡연장소였지.그래서 나랑 여자애들 B랑 C랑 같이 그 빌라촌 주차장 사이에 몸 숨기고 담배 한 대 피우려고 했어. “B야, 코 하나 돌려라.” “따개 없나?”“코는 주차장에서 해야 제맛이다, 그렇지?” 담배 한 대 피우면서도 얘기 참 많았어. 근데 딱 기분 좋.. 이전 1 2 3 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