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모님께는 비밀로 하고 친구 세 명과 함께
뒷산 깊은 곳으로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약 30분 정도 걷자, 폐가 한 채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잔뜩 들떠 폐가 안을 탐험하기 시작했습니다.
폐가는 단층짜리로, 방이 세 개 있는 구조였습니다.
거실에는 야한 책이 몇 권 놓여 있었고,
친구들은 기뻐하며 책을 뒤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딱히 흥미가 없어서 옆에서 곁눈질만 하다가
다른 방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다른 방에 들어갔지만,
특별한 가구나 물건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지 벽장이 하나 있을 뿐이었습니다.
호기심이 생겨 벽장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그 안에는 약간 통통한 아주머니 한 분이 등을
돌리고 앉아 계셨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모습에 저는 공포나 의문보다는
당혹감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렇지만 몇 초가 지나도 아주머니는 등을 돌린 채로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조용히 벽장문을 닫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손을 벽장 문에 댔습니다.
그런데 벽장 문에 손을 대는 순간,
아주머니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셨습니다.
지금도 그 장면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줌마의 얼굴에는 눈알이 없어서 눈 부분이
검은 구멍처럼 보였습니다.
입을 벌리고 있었지만, 이빨이 하나도 없었고,
얼굴 전체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비명을 지르며 친구들 생각도 하지 않고
쏜살같이 도망쳤습니다.
계속 울면서 집으로 달려갔고,
집 앞에 도착했을 때쯤 조금씩 냉정을 되찾았습니다.
부모님께 이 일을 말씀드려야 할지 고민했지만,
산속 깊은 곳에 갔던 일을 들키면 혼날 것 같아
비밀로 하기로 했습니다.
집에 도착한 후 공포를 떨쳐내기 위해 패미콤을 켜고
드래곤 퀘스트3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패미콤이 있는 방에는 벽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게임을 하고 있던 도중,
벽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벽장이 살짝 열리면서,
아까 그 아줌마가 보였습니다.
저는 절규하며 부엌에 계신 어머니에게 달려가 울며
매달렸습니다.
"벽장에 아줌마가 있어요!"
어머니는 저를 달래시며 벽장을 확인하러 가셨습니다.
저는 너무 무서워 부엌에서 혼자 서 있었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께서 돌아오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아무것도 없는데?"
저는 조심스럽게 어머니와 함께 벽장을 확인하러
갔습니다.
어머니는 벽장을 열어둔 채로 저에게 물으셨습니다.
"어디에 아줌마가 있다는 거니?"
하지만 제 눈에는 아줌마가 여전히 벽장 안에
있었습니다.
그 아줌마는 눈알이 없는 상태로 저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벽장이 있는 방은 최대한 피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 벽장 안에 아줌마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무서워서 확인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제가 그 아줌마를 본 것은 지금까지 세 번인데,
볼 때마다 조금씩 벽장에서 나오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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