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학교 앞 줄을 서있는 사람들
본문 바로가기

무서운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학교 앞 줄을 서있는 사람들

반응형

친구 아버지가 전기 공사를 담당하시는 분이셨는데,

목돈 좀 벌어보겠다고 아침에 서울에서 대전으로 가서

저녁에 친구 아버지 차를 얻어 타고 다시 올라왔습니다.

 

평소에는 새벽까지 게임(FM)을 하곤 했는데,

그날은 피곤해서 한 11시쯤 잠들었던 것 같아요.

 

그날 꿈을 꿨는데,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 동네에서 길을 걷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알던 동네들을 짜깁기한 것 같은

풍경이었어요.

 

대략 지금 사는 동네와 어릴 적 살던 동네를 합친

느낌이었습니다.

 

세상이 뽀얗고 화사한 느낌이었어요.

 

마치 사진에 밝은 톤 필터를 넣은 것 같은 분위기였죠.

 

제가 사는 동네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다 있는 동네라 사람이 없는 곳이

아닌데, 꿈속에서는 길거리가 굉장히 한적했어요.

 

그나마 보이는 사람이라곤 중학생 한두 명,

할머니, 할아버지 몇 분 정도였습니다.

 

육체가 피로해서인지,

아니면 영혼까지 피로했던 건지

 

‘그냥 집에 가서 쉬고 싶다’

 

라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그래서 집으로 가는 방향인 것 같았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마침 버스가 저 멀리서 오길래 번호도 확인하지 않고

그냥 타버렸죠.

 

꿈이니까 가능했던 행동 같아요.

 

그런데 이 버스가 같은 곳만 계속 뱅뱅 도는 거예요.

 

버스 안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 제 또래는 없었고,

나이 든 분들만 있었습니다.

 

뭔가 묘하기도 하고,

차라리 걸어가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서 내렸습니다.

 

마침 중학교 때 살던 동네인 것 같아서 학교나 한번

들러볼까 하고 갔죠.

 

큰길로 가면 돌아가니까 제가 알고 있는 익숙한

 

지름길로 갔습니다.

 

그 골목길은 목이 좁아서,

마주 오는 사람과 몸을 비틀며 지나가야 할 정도인데,

거기에 어떤 꼬마가 히죽히죽 웃으며 서 있더라고요.

 

평소에는 어린아이들을 귀엽게 보고 같이 웃곤 하는데,

그 꼬마는 뭔가 섬뜩했어요.

 

게다가 길을 터줄 생각도 전혀 없어 보였고요.

 

뭔가 찜찜해서 평소와 다르게 큰소리로 비키라고 했는데,

꼬마를 지나치면서도 뒤통수에서 그 애가 히죽히죽

웃고 있는 게 느껴졌어요.

 

그때 약간 소름이 돋더라고요.

 

어쨌든 금방 학교 앞에 도착했는데,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일렬로 줄을 서 있었습니다.

 

꿈속에서는 그게 학교 교복인 줄 알고 그냥 저도 줄을 섰습니다.

 

금방 제 뒤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한참 있었던 것 같은데,

줄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 제 뒤로만 길어지는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제 앞에 있던 사람이 정말 기분 나쁘게

쿡쿡거리며 웃는 겁니다.

 

막 숨 넘어갈 듯이요.

 

“쿠키큭... 크큭... 크크크 크큭”

 

그제야 그 사람이 검은색 옷을 입고 검은색 모자를 쓴 걸

알게 되었어요.

 

앞에서 그렇게 기분 나쁘게 웃으니 정말 불쾌했죠.

 

‘그만 좀 웃으라고’

 

말하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휙 하고 제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군요.

 

그 순간,

앞의 꼬마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끔찍했습니다.

 

섬뜩함을 넘어서 몸이 굳어버렸어요.

 

숨조차 쉴 수 없었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가

몰려왔습니다.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고,

마치 조커 분장처럼 입술이 흉측하게 찢어진 듯했어요.

 

웃을 때는 모든 얼굴 근육을 다 쓰는지 주름이란 주름은

다 일그러졌고요.

 

그런 모습으로 히죽거리며 저에게 묻는 겁니다.

 

“키히히히히,

여긴 왜 왔어? 크크크케히.”

 

글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정말 무섭게 그놈의 말이 제 머릿속에서 계속 울리더군요.

 

‘여긴 왜 왔어?’,

‘여긴 왜 왔어?’,

‘여긴 왜 왔어?’

 

저는 몸이 굳어서 넋이 나간 상태였는데,

그놈이 제 어깨를 딱 잡더니 얼굴을 가까이 들이댔습니다.

 

그때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바르르

떨리고 눈물이 흘렀어요.

 

‘이대로 죽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묵직하게 제 어깨를

툭 잡더니 자기 쪽으로 돌리더라고요.

 

순간적으로 몸이 뒤쪽으로 돌려지며 놀랐지만,

앞에 있던 그놈의 얼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죠.

 

뒤를 보니 아주 친근한 인상의 아저씨 같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앞에 있던 놈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인상은 전혀 달랐어요.

 

오히려 안도감이 들면서,

 

‘이 사람은 날 살려주지 않을까’

 

싶었죠.

 

그런데 이 아저씨가 제 어깨를 잡던 손 말고 다른 손으로 제

고환을 움켜잡더니 터뜨릴 것처럼 힘을 줬습니다.

 

“아, 아악!!! 제발 그만둬!”

 

정말 온몸의 털이 곤두서면서 눈이 번쩍 떠졌어요.

 

여기서 꿈이 끝났으면 정말 무서운 악몽으로만 끝났을 텐데,

제가 깨고 나서 자세를 보니 엎드린 상태로 팔을 엑스자로

꼬아서 기도를 막고 있었어요.

 

마치 단두대에 목을 올린 자세처럼요.

 

게다가 평소 턱관절 장애 때문에 입을 크게 못 벌리는데,

입이 쫙 벌려져 있었고 혀가 입 밖으로 나와 말라

있었습니다.

 

혀뿐만 아니라 목 안까지 바싹 말라 있더군요.

 

도대체 얼마나 그런 상태로 있었던 건지 상상이

안 갈 정도였어요.

 

그리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정말로 공포심 때문이었는지 울고 있었던 거죠.

 

게다가 고환도 생생하게 아팠습니다.

 

얼얼한 고통과 함께 그 아저씨에 대한 묘한 고마움(?)도

느껴졌고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셔도 입 안의 건조함이 금방

회복되지 않았어요.

 

몇 시간 동안 바짝 마른 느낌이 지속되었죠.

 

그 이후로 밤에 잠드는 게 너무 무서워졌습니다.

 

심리적인 고통 때문인지 자주 가위에 눌렸고,

해가 뜨고 나서야 겨우 잠들곤 했어요.

 

래도 가위는 계속 눌렸습니다.

 

제20살은 저에게 정말 위험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제주도 여행을 가서도,

친척 집에 가서도 가위에 눌리는 일이 잦았으니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