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있었던 일인데, 문득 생각나서 써봐.
실화고, 그게 귀신인지 사람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
당시엔 귀신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딱히 뭐라고 단정 짓기가 애매하더라고.
글을 잘 못 써서 두서없더라도 그냥 읽어줘.
때는 2000년 초반,
초등학교 다닐 때 여름방학이었어.
충북 괴산군 XX리에 외할머니가 계셔서 여름방학 때
거기 놀러 갔지.
그 동네는 사람도 별로 없고,
슈퍼도 하나밖에 없었어.
저녁 8시만 되면 문 닫고,
가로등도 다리 쪽에 두 개만 켜져 있어서 밤에
다니려면 손전등 필수였지.
할머니도 항상
"밤늦게 돌아다니지 마라"
라고 하셨고.
그날은 친척 형들이랑 밤 10시쯤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놀고 있었는데,
내가 하늘에 별이 많길래 쳐다보다가 앞에 보이는
교회 십자가를 봤어.
거긴 빨간 불빛이 들어오는 십자가였는데,
그 옆에 남자가 서 있는 거야.
지금 글 쓰면서도 소름 돋는다.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였고,
그 남자가 왜 거기 올라가 있었는지,
뭘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어.
근데 분명히 나랑 눈이 마주친 느낌이 들었어.
거리가 한 100~200미터 정도 됐는데도,
"눈이 마주쳤다"
는 느낌이 확 왔어.
형들한테
"저기, 저 사람 뭐 하는 거야?"
라고 물어봤더니,
형들이
"어디? 아무도 없잖아.
그냥 고기나 먹어라, 인마"
하면서 넘어갔어.
아,
내가 잘못 봤나 싶어서 그냥 넘겼지.
새벽 1시쯤 할머니 방으로 가서 자려고 누웠는데,
밖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라.
"또르르... 또르르..."
하는 소리.
누가 밖에 있나 싶어서 문을 살짝 열어봤는데,
마당에 누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거야.
시계를 봤더니 새벽 2시더라고.
시골이라 대문도 없고 그런 집이었는데,
그 사람이 조금씩 할머니 집 안쪽으로 들어오는 거야.
너무 무서워서 불을 켜고 할머니를 깨웠는데,
그때는 이미 사라졌어.
할머니가
"다 불 켜고 자자"
하셔서 형들이랑 다 같이 방에 모여 불 켜놓고 잤어.
그렇게 누워 있는데,
침대 앞에 화장대가 있어서 거울에 마당 쪽이
비치더라고.
근데 그 사람,
또 나타나서 이번엔 집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거야.
너무 놀라서 할머니 깨우려다,
바로 앞에서 그 남자를 본 순간 정신을 잃었어.
그 뒤는 기억이 안 나.
나중에 집에 와서 엄마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엄마가 그러시더라고.
내가 태어나서 이름 지으러 산에 갔을 때,
거기서 어둠이 많다면서 조심하라고 했다는 거야.
그 얘기 듣고 나니까 더 소름 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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