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주나 타로를 볼 때마다 항상 오복이
뛰어나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평생 돈 걱정, 밥 걱정, 건강 걱정은
안 할 거라고 하더군요.
물론 자랑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이야기를 이어서 할게요.
지금까지 제 어머니가 어디 가서
물어보셨던 것들이나,
제가 심심해서 타로를 본 것까지
포함하면 총 다섯 번 정도 봤는데,
볼 때마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꼭
"다른 곳에 가서 물어보지 마세요.
복이 너무 좋아서 일부러 험담을 해서
부적을 팔거나 할 수도 있으니까요."
라는 말을 하더군요.
솔직히 저는 그 사람들이 자기 실력에
자신이 없어서 그냥 저를 치켜세워놓고
복채만 받아먹으려는 거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군 입대 전,
동네에 새로 생긴 타로 집을 발견했어요.
그때가 23살이었고 지금은
25살이니까 꽤 된 일이에요.
그 타로집주인은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꽤 예쁜 분이셨는데,
소문에 의하면 미국에서 대대로
주술 같은 걸 하는 집안 출신인데,
그쪽 생활이 위험하고 지쳐서
한국으로 넘어왔다는 거였어요.
한국에서는 타로가 돈이 된다고
해서 타로를 보고 있지만,
사실 타로는 그분의 전문성과는
조금 동떨어진 영역이라고 하더군요.
어쨌든 관심이 생겨
그 타로 집에 가서 점을 봤는데,
그분도 똑같이 제 오복이 많고
복이 좋다고 했어요.
그리고 11월쯤에 다치게 되겠지만,
그게 저에게 나쁜 일만은 아닐 거라고 하더군요.
11월이면 제가 군대에서 상병을
달 때쯤이라 '뭐가 좋다는 거지?'
하면서 별 신경 안 썼죠.
그리고 입대를 했고,
11월에 다리를 다쳐 의병 제대를 했어요.
훈련 중 다친 거라 국가유공자 자격도 얻게 됐고요.
그 일이 끝난 후에 타로집 아주머니가
떠올라서 다시 찾아갔어요.
"저 기억하시죠? 11월에 다칠 거라고 하셨는데,
진짜로 다쳐서 제대했어요."라고 이야기했죠.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다시 오실 줄 알았어요."
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오늘은 할 말이 없으니
여기 오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하셨어요.
제가 이유를 물어보니,
잘 살 사람에게 굳이 더 알려줄 필요는 없다고,
뭔가 말을 아끼는 눈치였어요.
그래서 제가 조금 떠봤죠.
"다른 집에서도 오복이 좋다고 하면서
다른 곳에 가서 물어보지 말라고 하는데,
너무 비슷한 말만 들으니 질리네요.
정말 맞기는 한가요?
뭔가 숨기는 거 아니에요?"
그러자 아주머니는 잠시 망설이시더니,
"맞긴 맞아요."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맞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라고 물었더니,
아주머니가 조용히 말씀하시길,
"오복이 뛰어난데 인생이 24살까지밖에 없네요."
하시는 거예요.
순간 소름이 확 돋았죠.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이냐고 당황해서 물었더니,
"이런 반응을 보이니 다른 집에서는
좋은 말만 해주는 거예요."
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니까, 제가
'죽을 때까지 돈이 안 떨어진다, 잘 산다'
라는 말은 그저 24살까지 만의 이야기였던 거죠.
저는 너무 놀라서
"이거 복채 더 내라는 소리 아니에요?"
라고 했지만, 아주머니는
"네, 그러니까 이제 집에 가시고 오지 마세요."
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때부터 비굴하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어요.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간절하게 부탁했더니,
아주머니가 제게 한 가지 약속을 하면
살려주겠다고 하셨죠.
그 약속은
"결정적인 순간에 누가 쳐다보더라도
절대 말을 하지 마세요.
사람이든 귀신이든요."
라는 거였어요. 저는 알겠다고 약속했죠.
그 후 아주머니가 십자가와 유리병을 주셨는데,
유리병에 제 소변과 손가락 피를 조금 섞고
그 안에 십자가를 담가 이번 주 안에
사람 없는 곳에 버리라고 하셨어요.
그동안 아주머니는 집에 양초를 피워둘 건데,
제가 성공하면 그 양초가 다 녹는다고 하셨죠.
다만 이 방법이 확실할지 알 수는 없다고
하시면서요.
그리고 보수는 받지 않겠다고 하셨죠.
장사꾼 취급받기 싫다고 하셨거든요.
저는 그날 밤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교 구석진 곳에 그 유리병을
버리러 갔어요.
거긴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풀이 무성한 곳이었어요.
유리병을 두고 돌아서는데,
긴장감이 풀리니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지?'
싶어서 웃음이 나더군요.
그래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그런데 무서운 일이 벌어졌어요.
도서관 쪽으로 가는데,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바바리코트를 입은
남자가 저를 쳐다보며 다가오는 겁니다.
그런데 그 남자의 눈이 시뻘겋고,
염소눈처럼 보였어요.
순간 타로 아주머니가 했던 말이 떠올라 친구가
"여보세요?"
하는데도 저는 말 한마디 안 하고
그냥 걸어갔어요.
그러자 그 남자가 지나가면서
"아, 핸드폰 있네."라고 속삭이더군요.
지금도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다음 날 타로 집에 찾아가 보니
양초는 다 녹아 있었고,
아주머니는 차 한 잔을 주며 설명해 주시길,
제 손목에 악마가 채우는 나쁜 팔찌가
있었는데 다행히 그분이 다룰 수 있는 거라
도와주셨다고 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이번 일은 없었던
일처럼 말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도움을 준 게 오히려 거짓말이라며
소문날까 봐 장사를 못 하신다고요.
며칠 후에 들었는데,
그 대학교 도서관 앞에서 여대생이
묻지 마 살인을 당했더라고요.
정말 소름이 돋았죠.
지금은 1년이 지나 멀쩡히 살아 있어요.
그 타로 집에는 이제 가지 않지만,
여전히 동네에서 장사를 하고 계세요.
솔직히, 저는 그곳에 가지 않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너무 많은 걸 알게 되면, 오히려 살기
싫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추가: 타로 집 아주머니가 말하시길,
제가 다친 건 그 악마가 제게 한번
떠본 거였다고 해요.
지금은 잘 걷고 잘 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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