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대학교 기숙사에서
겪었던 일입니다.
제가 지내던 기숙사는 복도식
기숙사로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위아래로 붙어 있는 형태의
건물이었습니다.
4명이 함께 쓰는 구조로 2층 침대
2개와 작은 책상 2개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한창 시험기간이라 저는
늦게까지 책상에 앉아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고 함께 방을 쓰던 동기와
선배들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새벽 2시쯤 되던 시간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끙끙 않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와 무슨 소리인가
싶어 귀를 기울여보니 같은 침대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선배의
목소리였습니다.
"처.. 철수야.. 사.. 살려줘..
나.. 나 좀 도와줘.."
평소에도 악몽이나 가위에 자주
눌려 가끔씩 깨워줬기 때문에
또 가위에 눌렸구나 싶어
침대 쪽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 들어온 것은 핏기가 하나도
없는 얼굴에 눈이 있어야 할 자리는
텅 비어있는 긴 머리의 여자가
바닥에 상체만 붙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선배를 향해 미친 듯이
손톱으로 바닥을 긁어대며
가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미친 듯이
비명을 질러대자 그 소리를 듣고
잠을 자던 다른 선배와 동기 그리고
가위에 눌려있던 선배까지 모두
깨어났고 다들 같은 것을 본 듯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기숙사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한동안 정신 못 차리고 헐떡거리다
우리가 본 것이 도대체 뭐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기숙사
계단 쪽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뛰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뛰어 내려오는 사람들을 자세히
보니 바로 아래층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동아리 후배였습니다.
저는 동아리 후배에게 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그 후배도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가 위층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서 천장 쪽을
쳐다봤는데 천장에 피에 범벅이 된
하반신이 다리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버둥거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날 밤 저희 방과 밑층 사람들은
다시 기숙사로 들어가지 못하고
피시방에서 밤을 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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