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옆 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외모가 정말 출중해서 여자친구를 많이
사귀고 다녔던 친구였죠.
항상 쉬는 시간마다 저 같은 평범한 친구들은 그 친구의
연애 이야기를 부러워하며 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그 친구가 소개받은 여자친구와 한창 잘 돼가던 시기였어요.
평소엔 늘 밝은 모습으로 다녔던 친구가 어느 날 학교에
정색한 얼굴로 온 겁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이야기를 해주었죠.
그날도 여자친구를 집에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여자친구 집까지 가는 길에는 약간 큰 웅덩이가
있는 길을 지나야 했고,
그 길을 지나면 숲처럼 어두운 곳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여자친구가 혼자 가기 무서워해서 바래다주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여자친구를 집에 바래다주고 다시 왔던 길을 걸어오는 중,
웅덩이 옆을 지나가게 됐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웅덩이를 바라봤는데,
웅덩이 정중앙에 상체만 있는 사람이 보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밤낚시하러 온 사람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쳤죠.
그렇게 20초 정도 걸었을까요?
갑자기 몸이 얼어붙고 떨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제야 웅덩이가 꽤 깊었는데,
거기 상체만 있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는 거죠.
순간 온몸에 공포가 몰려왔지만,
용기를 내서 다시 웅덩이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상체만 있는 사람이 웅덩이에서 천천히 자기
쪽으로 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너무 무섭고 떨렸지만,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계속 부정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얼어붙은 상태로 30초쯤 지나자,
정신이 번쩍 들면서 귀신이 15m 앞까지
다가온 걸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때서야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갑자기 다리에 힘이 확 들어가면서 있는 힘껏 뛰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그날 밤, 너무 무서워서 잠도 못 자고 밤을
새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여자친구 집 근처를 지나가다가 구급차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웅덩이에서 누군가의 시체를 건졌다는 소식이었죠.
알고 보니 전날 밤 그 웅덩이에 빠져 돌아가신
아저씨였다고 합니다.
더 소름 끼쳤던 건,
친구가 웅덩이에서 본 귀신이 남색 조끼를 입은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로 돌아가신 분도 남색 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친구가 이 이야기를 할 때 상황 묘사와 몸짓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모두가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납니다.
졸업한 지 8년이나 지났지만,
그때의 이야기가 떠올라 잠도 오지 않아 이렇게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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