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었던 학교 괴담 얘기를 한 번 해볼게.
경상북도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다녔었는데,
부모님이 기숙사 생활을 해보라고 해서 고등학교
1학년 말부터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됐어.
당시 시스템은 6시에 수업 끝나고 9시까지 야간 자율학습,
그리고 11시까지는 기숙사생 자율학습을 한 다음에
11시 40분에 점호하고 자는 식이었지.
기숙사 구조는 가운데 커다란 부채꼴 모양의 홀이 있고,
그 홀을 중심으로 4층까지 복도식 방들이 배치돼 있었어.
복도 끝에서 끝까지 얼굴이 보이는 구조였지.
2학년 때 4층 가장 끝 방을 배정받았는데,
동급생 한 명이랑 1학년 후배 두 명이랑 함께 생활했어.
근데 그 방이 기숙사 내에서 귀신 나온다고
소문난 방이었지.
근데 같이 살던 애들 중 한 명은 목사 아들이고,
다른 한 명은 천주교 신도였고,
나도 기독교 신자였으니까 별로 신경 안 썼어.
방 입구에 붙어 있던 부적이랑 달마대사 그림 같은 거
다 떼버리고 시작했지.
사실 달마대사 그림은 비싸 보이기도 해서 그냥
2층 침대 밑에 놔뒀어.
근데 후배 하나는 자기 지갑에 점집 부적을 넣고
있겠다고 하더라고,
뭐 그러라고 했지.
어느 날 밤에 자다가 4층 층장 선배가 갑자기
와서 문 두드리길래 문 열어줬어.
들어오자마자
“여기 들어온 놈 어디 있어?”
이러면서 다그치는 거야.
근데 우리가 문 잠그고 자는 방이었거든?
그래서
“누가 들어왔다고요?”
하면서??? 상태였지.
그런데 이후로도 선배나 동기,
후배들이 우리 방에 누가 들어왔네,
이상한 사람 봤네 하면서 물어보고 놀리거나
다그치는 일이 많았어.
심지어 모자를 눌러쓰고 옛날 사각 가방을 멘
누군가가 방에 들어왔다고 목격한 애들도 있었고.
그러다가 3학년이 되면서 다른 방으로 옮겼어.
떠날 때는 띄었던 부적도 다시 붙여놓고 나왔지.
어느 날은 사감 선생님이 새벽 1시쯤에 소리를
지르면서
“어디 가냐!”
고 하더라고.
우린 CD 플레이어 틀어놓고 얘기 중이었는데,
신경 안 썼어.
근데 다음 날 아침 6시 구보 시간이 되니까
선생님이 안 계신 거야.
나중에 차 타고 돌아오셨는데,
오시자마자
“오늘 구보 쉬자”
하시더니 자기가 귀신을 봤다고 얘기해 주셨어.
얘기를 들어보니까,
선생님이 새벽 점호하고 기숙사 계단 앞에 서
있던 아이를 봤대.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멘 아이였는데,
말을 걸어도 아무 반응 없이 계단을 올라가더래.
그래서 선생님이 따라가 봤더니,
4층 우리가 살던 방으로 들어가더래.
애들 다 깨워서 물어봐도 아무도 모른다고 했고.
잘못 본 건가 하면서 선생님이 계단으로 내려가려던 순간,
4층과 5층 사이 계단에서 그 아이가 가방끈 잡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었대.
너무 놀라서 소리 지르지도 못하고 바로 뛰쳐나와
차 타고 집에 가셨다더라.
나중에 알고 보니 학교 자리가 6.25 때 부산으로
내려가는 북한군을 막기 위해 많은 희생이
있었던 곳이라더라.
그래서 그런 일이 생겼던 것 같아.
나중에도 4층 층장이 된 동기들이 복도를
뛰어다니면서 귀신 잡으려는 소리가 몇 번
들리곤 했지.
지금은 귀신이 성불했는지 모르겠네.
당시 학교 시설은 완전 신식이었어서 더 괴리감이
느껴졌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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