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야.
초등학생 때, 대략 10년 전쯤의 일이야.
사실 나는 귀신이나 영혼 같은 걸 믿지 않았어.
그래서 어릴 때 친구들이 가위눌렸다고 하면
"신기하네, 나도 한번 눌려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었지.
그 당시 우리 옆집에 한 가족이 살았어.
아저씨는 카센터에서 일했고,
아주머니는 되게 수줍음을 많이 타는 분이었어.
동네가 워낙 외진 곳이라 엄마랑 자주 왕래도 했었고,
엄마가 먹을 걸 갖다 주라고 하면,
고맙다고 하면서도 되게 부끄러워하며 미소만
지으셨던 게 기억나.
그 아주머니와 아저씨 사이엔 딸이 하나 있었어.
일단 A라고 할게.
A는 7살 여자아이였는데,
또래 애들보다 말이 많이 느렸어.
그래서 유치원 생활도 잘 못했는지 항상 집에 있었고,
나도 학교 갔다 오면 친구가 없으니까 A랑 같이 놀았어.
인형도 주고, 공기놀이도 가르쳐 주고 그랬었지.
그러다 어느 날 엄마가
"A네 엄마 임신했대~"
이러시더라고.
둘째가 생긴 거야.
내 동생도 아닌데 왜 그렇게 기뻤는지 모르겠어.
10개월 정도 지나고 남자아이가 태어났는데,
이름을 B라고 할게.
우리 엄마가 아주머니 산후조리를 도와주느라
몇 날 며칠 옆집에 가 계셨는데,
2주쯤 지나고 나니까 이상한 얘길 하시는 거야.
"A네 엄마가 혼자 이상한 소리도 하고,
나한테 소리도 지르고 그래.
원래 안 그러던 사람인데..."
하면서 어이없어하셨지.
그때는 뭔 일이 벌어지는 건지 전혀 몰랐어.
그러다 가족끼리 여행으로 지리산 온천에 갔는데,
거기서 어떤 여자를 만났어.
신기가 있는 사람이라더라.
그분이 우리 엄마 옆에 앉으시더니,
"터귀신 조심해.
사람 죽일 귀신이야"
이렇게 말했대.
엄마는 정말 기겁하고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이러면서 화내셨다더라.
며칠 뒤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왔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우리 집에 불쑥 들어오시더니
갑자기 냉장고를 뒤지고,
"먹을 거 없어? 배고파!"
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거야.
그동안 수줍음 많고 조용하셨던 아주머니가 완전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셔서 우리 엄마도 놀라셨지.
엄마가
"왜 그러냐"
고 소리치시는데,
"언니 제 몸속에 다른 무언가가 있어요!!"
하면서 갑자기 아주머니가 울다가 웃다가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셨어.
너무 무서웠어.
결국 우리 엄마가 아주머니를 절로 데려가자고 해서
절에 갔는데,
스님이 아주머니를 보자마자 빗자루로 치면서
"어딜 들어오려고 하느냐!"
이러시더라.
그러니까 아주머니가 또 울다 웃다 하면서
"내가 보여?"
이러는데 진짜 소름 돋았어.
스님 말로는 터귀신 때문이라고 했대.
사실 그 집은 원래 우리가 살던 집이었어...
이 얘길 듣고 옆집 아저씨가 바로 집을 팔고
이사를 갔어.
절, 교회, 무당집 다 돌아다니면서 아주머니를
고치려고 했는데...
이사 간 뒤에도 문제가 터졌어.
아저씨가 일하러 나가고,
아주머니는 A와 B랑 집에 있었는데,
어느 날 아저씨가 불현듯 집에 연락을 하고 싶어 져서
전화를 걸었대.
"B는 뭐 하고 있어?"
이렇게 물었더니 아주머니가
"숨을 안 쉬어"
이러더래.
마치 남 얘기하듯이.
놀라서 달려가 보니 아주머니는 실성한 사람처럼 멍하니
벽을 바라보고 있고 B는 목이 졸려 숨져 있었고,
A는 목이 졸린듯한 자국을 한채 울고 있었대.
아주머니가 두 아이의 목을 조르고 있던
상황이었던 거지.
A는 그때
"엄마 옆에 있던 삼촌이 B를 아프게 했어"
이러면서 목 조르는 시늉을 했대.
그 이후로 아주머니는 정신병원에 입원하셨고,
A는 여전히 그 삼촌 얘길 물으면 아무 말도 안 해.
지금은 잘 지내고 있지만,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섬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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