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주 어렸을 때,
정확히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12살이나 13살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 저는 잔병치레를 자주 해서 병원에
자주 다녔어요.
감기나 체한 정도의 사소한 증상이었지만,
할머니와 함께 살아서 조금만 아파도 바로
병원에 데려가셨습니다.
어느 날 감기를 심하게 앓아누웠는데,
그 와중에 떡볶이가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떡볶이를 먹었는데,
30분쯤 뒤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팠고, 열도 심하게 났어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 응급실에 가서 링거를 맞고 얼음팩을
사용하며 하루를 보낸 뒤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이틀 뒤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병원에서 돌아오니 몸도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져서 가족들에게
"자겠다"
고 말하고 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는데,
다시 눈을 떠보니 제가 집 안에서 뛰어다니고
있더군요.
저는 무언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이 방 저
방을 뛰어다녔습니다.
안방에 들어갔다가, 화장실 욕조로 갔다가,
제 방과 할머니 방을 오가며 계속 뛰었어요.
그때 가족들이 제 모습을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제가 멈추지 않고 계속 뛰어다니니 아버지가
저를 붙잡으려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젊었을 때부터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하셨고,
축구나 웨이트 운동을 꾸준히 하셨던 분이라 지금도
체격이 아주 좋으신데요.
제가 초등학생이었으니 힘이 얼마나 있었겠어요?
그런데도 제가 아버지의 힘을 이기려고
버둥거리더군요.
결국 아버지 혼자서는 못 막으셔서 어머니와
동생까지 총 4명이 저를 붙잡으려 했지만,
그걸 뿌리치고 베란다로 뛰어갔습니다.
베란다에서도 계속 뛰다가,
아파트가 10층인가 15층이었는데 제가 베란다
난간에 올라타는 겁니다.
난간에 다리를 걸치고 앉아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놀란 아버지가 저를 난간에서
끌어내리고 뺨을 여러 번 때리자 정신이
돌아오더군요.
정신이 돌아오자 저도 너무 당황스러워서
"괜찮다"
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뛰어다니는 동안 머릿속으로는 계속
"내가 왜 뛰고 있지?"
라는 생각을 반복하고 있었어요.
몸을 멈추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일이 있기 전에도 고모네 집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자다가 눈을 떠보니 제가 기괴한 소리를 내며
집 안을 뛰어다니고 있더군요.
그때는 아프지도 않았고,
몸이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이 일을 가족들과 이야기해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아예 말을 꺼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후 학원에서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선생님도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심해서 몸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집 밖에 나가 쪼그리고 앉아
있었던 적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상황과 조금 비슷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혹시 이게 어떤 병인지,
아니면 정말 귀신 들린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겪었던 집은 이상한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비 오는 날 혼자 TV를 보고 있으면 검은색 물체가
눈 옆으로 지나간다거나,
제 방에서 자면 항상 가위에 눌렸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할머니 방에서 잤는데,
동생이 제 방에서 혼자 자더니 동생도 계속
가위에 눌려서 결국 저와 동생 둘 다 할머니
방에서 잤어요.
그 후로 집을 이사 가고 나서는 가위에 눌리거나
이상한 현상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무서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서운 이야기> 터귀신에 씌인 아주머니 (0) | 2024.11.18 |
---|---|
<무서운 이야기> 일요일 빈 사무실 화장실 (0) | 2024.11.17 |
<무서운 이야기> 새벽 자취방 의자 (0) | 2024.11.17 |
<무서운 이야기> 체육 선생님이 해주신 꿈 이야기 (0) | 2024.11.17 |
<무서운 이야기> 어머니가 결혼을 반대한 이유.. (0) | 2024.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