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머니, 아버지께 여쭤봤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중매로 결혼하셨는데,
그전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셨나요?"
라고요.
어머니께서는 군인이셨던 분과 연애를 하셨고,
아버지께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만났던
여성분이 있으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지나가는 소리로
"왜 사랑하는 분과 결혼하지 않으셨어요?"
라고 물었죠.
어머니께서는
"그냥 인연이 아니었다"
고 담담히 말씀하셨지만,
아버지께서는 조금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내용인즉슨,
어머니와 중매로 결혼하시기 전에 만나던 그분과
결혼을 필사적으로 추진하려고 하셨다는데요.
결혼 직전까지 갔으나 결국 없던 일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할머니께서 두 분의 결혼 전에 사주를
보러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생년월일,
태어난 시각,
이름 등으로 점을 본 것 같아요.
그런데 할머니께서 사주를 보고 오신 후부터는
결혼을 무조건 반대하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이유를 여쭤봤지만,
할머니께서는 끝까지 이유를 말씀하지 않으시고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
고 하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약 2년간 할머니를 설득했지만,
계속 반대하셨죠.
그러던 중 할아버지께서 위중하셔서 오늘,
내일 하실 상태가 되셨습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며느리를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결사 반대하는 상황이라 매우
난처하셨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중매가 들어왔고,
그 상대가 지금의 어머니셨습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서로 싫지 않아 하셨고,
위중하시던 할아버지께서도 어머니를 보고
매우 기뻐하셨다고 합니다.
결국 두 분은 결혼하게 되셨고,
저는 그렇게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시간이 지나,
아버지께서 할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어머니, 왜 A와의 결혼을 반대하셨어요?"
그런데 할머니는 끝까지 이유를 말씀해 주지
않으셨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
아버지가 고속도로를 타고 가시다가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뽑으려는 찰나,
낯익은 여성을 보셨습니다.
바로 그때의 A였던 겁니다.
아버지는 너무 반가워 아는 척을 했고,
A도 반갑게 인사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셨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버지가
"결혼했어?"
라고 물으셨고,
A는
"응, 했어"
라고 답했답니다.
아버지가
"남편은 뭐 하시고, 애들은 있니?
난 애가 셋이나 있어"
하고 웃으며 물으셨는데,
A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말실수를 했나 싶어 다른 이야기를
꺼냈는데,
A가 한참 아버지의 말을 듣다가 이렇게 말했답니다.
"남편이 죽었어..."
A는 얼마 전에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놀라서 대화를 돌리려 했지만,
A가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번에 만난 남자는 재혼한 남자였는데,
이유 없이 아프다가 죽었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남편도 비슷하게 아프다가 이유 없이 세상을
떠났고,
자식도 생긴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합니다.
자신이 필사적으로 결혼하려 했던 여자의 말에
놀라고,
동시에 그때 할머니가 왜 그렇게 반대하셨는지
어렴풋이 깨달아 더 놀랐다고 하셨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A와 연락처를 교환했지만,
당시에는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집 전화번호를
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차를 타고 백미러로 자판기 쪽을 보니,
A가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보며 씩 웃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본 아버지는 미친 듯이 그 자리를
빠져나오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경황이 없어 정확한 집 전화번호를 주지
않으셨기에 A와의 연락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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