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분당에 살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는 누나와 항상 티격태격하며 치고받고
싸우는 사이였습니다.
특히 컴퓨터 때문에 다툴 일이 정말 많았죠.
컴퓨터를 차지하려고 집 문을 잠그고 안 열어주면서
집에 없는 척하고 컴퓨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정도로 서로 다투다 보니,
어머니께서 아예 안방 문을 잠그고 출근하시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숟가락으로 문을 따면서 어머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적도 있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집에 왔을 때,
누나가 문을 열쇠로 잠가버리고 컴퓨터를 하고 있었어요.
제가 집에 온 소리를 듣고 누나는 급하게 컴퓨터를 끄고
나오더군요.
그 모습을 제가 현관 렌즈로 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나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하게
“화장실에 있었어.”
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다 봤다고, 렌즈로 보면 다 보인다”
고 했더니,
누나는
“그게 어떻게 보이냐”
며 말도 안 된다며 부정했죠.
결국 제가 증명해 보이면서 상황은 끝났습니다.
(참고로 렌즈로 안이 자세히는 안 보이지만,
어느 정도 움직임은 보입니다.)
얼마 후, 학교가 끝난 뒤 놀다가 집에 갔습니다.
(참고로 우리 집은 1층입니다.)
그런데 누나가 집 문 앞에서 울면서 저에게 욕을 하며
“다 보인다, 문 열어!”
라고 소리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나 여기 있는데 뭐 하는 거야?”
라고 했더니,
누나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렌즈를 보더니
갑자기
“꺄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갔습니다.
저는 누나가 왜 저러나 싶어서 문을 열고 있었는데,
누나가
“열지 마!!”
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문을 반쯤 열어 놓은 상태였습니다.
“왜?”
라고 물으니,
누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안에 뭐 없어?”
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안을 살펴보니 아무것도 없었고,
그냥 우리 집이었습니다.
그 후 누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렇습니다.
누나는 열쇠를 안 가져가서 제가 집에 있기를 바라고
초인종을 눌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반응이 없자 계속 벨을 누르다가
렌즈로 안을 보았는데,
사람이 집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였다고 합니다.
누나는 제가 집에 있다고 생각하고 문을 열라고
두드리면서
“거기 있는 거 다 보인다”
고 화를 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문이 안 열리니까,
자기가 간다고 말하고 가는 척하며
렌즈를 계속 보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때, 렌즈로 보이는 사람이 현관문
쪽으로 오더니
렌즈를 응시하는 것이 보였다고 합니다.
누나는 그제야 화가 더 나서 문을 열라고 소리쳤고,
문 앞에 있는 거 다 안다며 계속 씨름하다 결국
울음까지 터졌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한참 씨름하던 중,
제가 갑자기 도착했던 거죠.
처음엔 누나가 도둑이 집 안에 있는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집 안을 살펴보니 아무도 없었고,
창문도 모두 잠겨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결국 누나는 이 일을 귀신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다행히도 이 일이 있고 나서 이상한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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