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 맹호부대에서 복무한 예비역 중사입니다.
아래 이야기는 제가 하사 2년 차 시절에 겪은 일로
기억합니다.
당시 ASP라는 탄약부대에 보병 중대가 약 2개월간
경계 지원 파견을 나가는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저희 중대 차례가 되어 남양주에 위치한 탄약부대로
파견을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부대에나 괴담이 있듯,
이 부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11 초소 괴담"
이 유명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부대는 산속에 위치해 있고,
초소 대부분이 산 정상 근처에 있습니다.
초소를 순찰하면 심한 추위에도 땀이 날 정도로
힘든 경로입니다.
11 초소는 옆 부대의 근무지와 경계선인 협조점에
순찰 일지를 기록해야 하는 초소로,
내무부조리가 심했던 당시에는 선임이 후임에게
장비를 벗고 혼자 협조점을 찍고 오라고 시키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선임근무자가 후임에게 모든 장구류와
실탄보관함 열쇠까지 두고 가게 한 뒤,
개인적인 고충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이후로 11 초소는 폐쇄되었고,
음산한 분위기로 인해 괴담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제가 복무하던 시기에 다시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날 10초소 근무자는 한 명의 상병 선임과 막 근무를
시작한 병아리 이등병이었습니다.
근무 투입 당시,
이등병이 나무 위에 사람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선임은 처음에는 헛소리라며 무시했지만,
이등병이 반복적으로 같은 말을 하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상병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후,
9 초소로 향하던 중 이등병은 다시 그 나무를 보더니
"아까 그 사람이 저를 쳐다보고 있다"
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놀란 상병이 돌아보니,
이등병은 총을 조준하며 극도로 불안해 보였습니다.
이등병은
"오지 마! 오지 말라고!"
라고 외치며 공포탄을 발사하다가 기절했습니다.
상황실에 보고된 후,
당직 근무자가 이등병을 데리고 복귀했습니다.
다음 날, 이등병은 고열에 시달리며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가 말하길,
전날 본 형체는 나무 위에서 거꾸로 매달려 있었으며,
이마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이었고 자신을 향해
기어오르더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등병은 근무 불가 판정을 받고 휴식을 취했지만,
악몽에 시달리며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행정보급관은 대대장의 허가를 받아 무당에게
데려갔지만,
끝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다른 부대로 소속이
바뀌었습니다.
그 후로 그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군 복무 중 겪은 기억 중 하나로,
당시 저희 부대에서 오래도록 회자되던 일입니다.
'무서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서운 이야기> 저수지 지나가던 길에 본 여자 (0) | 2024.11.17 |
---|---|
<무서운 이야기> 용한 무당의 손가락질 (0) | 2024.11.16 |
<무서운 이야기> 선배의 고등학교 동창 (0) | 2024.11.15 |
<무서운 이야기> 현관 렌즈로 본 우리집 (0) | 2024.11.15 |
<무서운 이야기> 인천의 어느 허름한 아파트 (0) | 2024.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