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빵> 무서운 이야기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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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엄마를 돕다 겪은 일 <무서운 이야기> 13년 전, 내가 중학생 때 수원에서 실제로 겪은 일이다. 우리 엄마는 요구르트 아줌마였다.  새벽마다 요구르트를 배달하는 일을 했는데, 여름방학에 가족끼리 부산 해수욕장으로 여행을 가기로 해서 진짜 설렜다.  근데 우유 배달이나 신문 배달 같은 거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배달일은 휴가라고 쉬는 게 아니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여행 당일 새벽, 나랑 내 동생이 엄마 일을 도와드리기로 했다.  그래야 배달을 빨리 끝내고 조금이라도 일찍 출발할 수 있으니까.  각자 맡은 아파트 단지가 있었고,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부터 내려가면서 배달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일도 없었다. 엘리베이터에는 가끔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 작은 창문 같은 게 있지 않나.  덕분에 층마다 집 앞 복도가 보였..
장애를 가진 형 <무서운 이야기> 나에게는 두 다리가 없는 형이 하나 있었습니다. 형이라고 부르기에도 상당히 부끄러운, 제 인생에서 도움은커녕 짐밖에 되지 않는 못난 형이었습니다.  온몸을 방바닥에 문대며 두 팔로 기어가는, 혼자서는 화장실 변기에 앉지도 못하는, 그렇게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면서 항상 형 노릇을 하려는 못난 형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형이 있다는 사실이 마냥 좋았습니다.  항상 제 옆에서 같이 TV를 보고,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고.  같이 나가서 뛰어 놀 수만 없었을 뿐이지, 그 외의 다른 모든 것들을 형과 함께 했고, 그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했습니다.  비록 다른 형제들처럼 손잡고 함께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형은 어머니의 등에 업혀 특수학교에 갈 때마다 혼자서 학교에 가는 저를 걱정하며 항..
그날 그 아이는 누구였을까.. <무서운 이야기>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정말 가난했습니다.  거의 판자촌 수준의 연립주택에서 살았고, 하루 종일 하는 일이 동네에서 소주병 같은 걸 주워서 팔아 용돈을 벌고, 그 돈으로 쫀드기 같은 걸 사 먹는 것이었죠. 저녁에는 '피구왕 통키', '축구왕 슛돌이' 같은 만화를 보고 일찍 잠드는 일상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마도 설날 이후였던 것 같은데, 우리가 살던 연립이 가동, 나동, 다동, 사동까지 있었거든요.  저는 나동에 살고 있었는데, 사동에 산다는 또래 아이가 갑자기 저에게 친한 척하며 다가왔습니다. 그날도 저는 소주병을 줍고 있었는데, 그 아이가 저에게 접근해서  "내가 세뱃돈을 많이 받았는데 우리 같이 오락실 갈까? 내가 다 내줄게." 라고 유혹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아이의 얼..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작은 마을 <무서운 이야기> 저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느 마을인지, 그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제 고향은 조용하고 평범한 곳이었지요.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도 아니었고, 특별할 것 없는 곳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의 이름을 다 알 만큼 작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얼굴 정도는 대부분 알고 지냈습니다.  꽤 큰 마트도 있었고, 영화관도 있었으며, 학교들도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건물들과 교회는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았지요. 하지만 우리 마을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겼던 것은 거의 0에 가까운 범죄율이었습니다.  최악이라고 해봐야 십 대 몇 명이 낡은 건물을 망치는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우리 마을은 한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였습니다. 혹시라도 그 마을에 가게 된다면 사람들은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
강원도의 한 병원에서 겪은 일 <무서운 이야기> 3년 전, 아르바이트 동료가 스키를 타다 뼈가 부러졌습니다.그는 강원도의 한 병원에 입원했죠. 아르바이트하던 곳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였기에 사흘에 한 번꼴로 병문안을 갔습니다. 저는 영감을 강하게 느끼는 편은 아니지만, 영혼의 존재를 묘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뼈가 부러진 친구는 정말 영감이 강한 사람이었죠. 아마 세 번째로 병문안을 갔던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녁이었습니다.그 병원에는 계단 층계참에 재떨이가 있었고, 거기 딸린 의자에 앉아 친구와 함께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귀에서 이명이 울렸습니다.아래쪽 계단을 내려다보았습니다.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거기에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래쪽을 지긋이 내려다보자, 친구가 제 옷자락을 잡아끌며..
함백산 부대에서 겪은 일 <무서운 이야기> 제가 강원도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전술기동부대 소속이었으며, 우리 부대는 강원도 전 지역과 경북까지 담당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함백산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함백산 정상에는 방송국 시설도 있고, 등산객도 많으며 군 시설도 있습니다. 저희 부대시설도 있었습니다. 함백산은 음기가 강하기로 유명한 산입니다.  특히 날씨가 매우 추워서 9월~10월쯤 되면 물이 얼어 나오지도 않습니다.  저도 그쪽으로 몇 번 훈련을 나갔었는데, 밤이 되면 춥고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저희 부대 간부님께서 직접 겪으신 일입니다.  그 당시 간부님은 함백산에서 막내 간부로 근무하고 계셨습니다.  어느 날, 함백산 근무자들(병사 및 간부) 회식이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 바나나 나무 <무서운 이야기> 다른 나라에서 겪은 신비롭고도 섬뜩한 이야기를 들려줄게.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은 우리나라와 기후가 달라서 바나나 나무나 열대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 항상 덥고 습한 날씨 덕분이지. 이번 이야기는 말레이시아 친구가 겪은 일인데, 정확히 말하면 친구 본인이 직접 겪은 건 아니고, 그 일을 직접 경험한 사람과 같은 숙소를 썼던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야. 그 친구가 대학 시절, 우리나라에도 있는 엠티 같은 걸 갔대. 숙소는 개별적으로 집이 한 채씩 지어져 있었고, 여러 채를 한 숙박 업체에서 관리하면서 관광객들에게 방을 빌려주는 형태였다고 해. 우리가 흔히 동남아 신혼여행 가서 묵는 멋지고 깨끗한 빌라 같은 곳은 아니었고, 현지인들도 가족 단위로 놀러 와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저렴하고 수수한 여관 같..
정고와 강두술에 능한 태국인 어릴 적, 제가 열 살이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에게는 이모가 한 분 계셨는데, 정신질환을 앓고 계셔서 가족들에게는 큰 걱정거리였습니다. 이모는 혼잣말을 쉴 새 없이 하셨고, 때때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집안을 돌아다니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모가 원래부터 그러셨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젊었을 때의 이모는 굉장히 아름다우셨고, 머리도 좋으셔서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태국 남성과 연애를 하셨고, 그 남자가 사실은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이모는 점점 이상해지셨고, 결국 정신질환을 앓게 되셨습니다. 그 후로 할머니께서 이모를 돌보셨고, 명절이면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이모네 집에 모이곤 했습니다.  그날도 마침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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