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빵> 무서운 이야기 해줄까?
외할아버지가 도깨비를 만났던 일
우리 외할머니는 무속인이셨고, 어머니도 어릴 적에 도깨비를 자주 봤다고 하셨어. 외할아버지가 부자였는데, 도깨비 덕분이었을지도 몰라. 한 번은 여름에 대가뭄이 들어서, 마을사람들 논이 쩍쩍 갈라지고 걱정이 많았어. 밤에 외할아버지가 논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렸대. "이생... 이생..." (무슨무슨 생원 할 때 그 생.) 도깨비가 부르는 소리였어. "누구요?" "배고파서 그런데, 먹을 것 좀 주시오." "내가 지금 가진 게 없는데, 뭘 주면 자시겠소?" "나 혼자 먹을 게 아니라서, 생콩을 삶아 주시오." 그래서 집에 들어가 하인들을 깨워, 콩 한 됫박을 삶아 다시 논길로 갔어. 그리고 허공에다가 "자, 여기 삶은 콩 가져왔으니, 주린 배부터 얼른 채우시구려." 그랬더니 논 한복판에서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