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괴담 빈 관사 청소하다 겪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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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이야기

군대 괴담 빈 관사 청소하다 겪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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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천에 있는 공군 부대 출신인데,

제가 상병 3호봉 정도 되었을 때였으니까

2007년 11월 즈음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부대는 산자락에 위치해 있는 조그만 부대였고,

그날은 늦가을답게 약간 으스스하고

추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주말이라 내무실에서 뒹굴거리다가

8시 반부터 청소 시간이 되어

청소를 하러 나갔습니다.

 

조를 짜서 청소를 했는데,

마침 우리 조가 생활관에서 나온 쓰레기를

리어카에 실어 분리수거장에 가져다

버리는 역할이었습니다.

 

분리수거장은 넓은 공터 같은 곳인데,

부대 울타리 안에 있긴 하지만 약간 떨어져 있고,

가는 길에 높은 계단이 있어 리어카로

곧바로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문으로 나와 길을 타고

내려간 뒤 후문으로 들어가야 했죠.

 

제가 청소조에서는 왕고였기에

산책 나가는 느낌도 들고,

그날의 청소 중에는 가장 편했습니다.

 

그날도 후임들과 리어카를 끌고

후문으로 들어가서 공터로 향했는데,

그 공터는 예전에 간부들이 살았던 관사가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부대 규모가 축소되면서 관사 건물이

한 8채 정도 비어있게 되었고,

사람이 살지 않으니 전기와 수도도 모두

끊긴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리어카에서 쓰레기를 내려

분리수거를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후임들과 같이 하는데,

그날따라 분위기도 고즈넉하고,

약간 추운 걸 좋아하기도 해서 밤공기를

즐기며 후임들만 청소하게 두고

저는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가로등도 별로 없어서 적당히

어두컴컴했습니다.

제 앞 15m 정도 정면에 빈 관사 건물 중

한 채가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관사 건물 왼쪽에 있는 좁은 샛길에서

웬 키 큰 사람이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겁니다.

하얀색 쭉티에 군복 바지를 입고 있더군요.

그러더니 제 앞에 있는 관사 미닫이

철문을 끼익... 열더니

 

"쾅!"

 

아, 진짜 그 정도로 세게 닫을 필요가

없었는데 필요 이상으로 문을 세게 닫더군요.

 

워낙 조용한 곳이라 소리가 더

게 울렸습니다.

그나마 저는 앞을 보고 있어서

놀라진 않았는데,

쓰레기를 치우느라 열중하고 있던

후임들이 깜짝 놀라서 일제히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더군요.

 

그래서 제가

"야, 저기 어떤 사람이 들어갔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저와 친했던 후임이

"에이, 홍상병 님,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저길 누가 들어갑니까?"

라고 했습니다.

 

사실 그 말도 맞습니다.

수도도 전기도 끊기고, 안이 정말 깜깜한

빈집에 들어갈 이유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손전등 같은 것도 없이 들어가는 건

웬만한 깡이 아니면 쉽지 않을 분위기였습니다.

 

외진 곳에 위치한 데다가 가로등도 많지

않은데 집 안은 훨씬 더 깜깜했을 테니까요.

 

게다가 제가 들어온 후 그 지역

근무가 없어졌지만,

제가 들어오기 전까지 혼자 새벽 근무를

서던 고참들 중엔 귀신을 봤다는

사람들도 많았던 곳이라 한마디로

으스스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희도 소리는 들었으니까

쳐다봤을 거 아니냐"

고 하니까 후임들이 금세 궁금해하더군요,

어떤 놈이 들어갔을지.

 

처음엔 혹시 고참이 술이나 폰 같은 걸

저기다 숨겨놨나 싶어 모른 척하려다가,

그래도 혹시 이상한 놈이면 안 되니까

부산에서 올라온 깡 좋은 후임

하나를 시켜 문을 열어보게 했습니다.

그런데 철컥철컥 소리만 나고 문이

안 열리는 겁니다.

 

워낙 조용한 곳이라 문 잠그는 장치(돌리는 레버)를

돌려도 소리가 났을 텐데,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불투명 유리로 안을

들여다보고, 뭐라도 나올까 봐

기다리며 모두가 눈과 귀를 집중했는데

인기척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 건물을 관리하는 부서가 시설반이라

옆에 있던 시설반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간부가 나간 뒤로는 꽁꽁 잠가놓고

한 번도 연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평소에는 밖에서 못 들어가게

잠가놓는다는 말이죠.

제가 본 대로 열쇠를 따는 동작 없이

바로 문고리를 잡고 열 수는 없는

구조였던 겁니다.

 

정말 이상해서 그 길로 당직사관에게 보고하고,

총을 든 헌병까지 대동해서

그 빈 관사로 향했습니다.

 

앞문과 뒷문이 있었는데,

몇 명을 앞문(그 사람이 들어간 문)에

대기시켜 놓고, 뒷문을 자물쇠를

따고 들어갔습니다.

 

안은 엄청 깜깜했습니다.

1년 동안 사람의 흔적이 없어서

퀴퀴한 먼지 냄새가 나고, 약간 무섭더군요.

 

방 문을 열 때마다 어둠 속에서 뭐가

확 튀어나올 것 같아서요.

방에는 문이 몇 개 있고 벽장도 있었는데,

오히려 우리가 처음으로 들어온 것처럼

사람이 들어온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보일러실, 화장실도 마찬가지였고요.

 

내부는 그리 넓지도,

복잡하지도 않아서 다 살펴보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니

제가 좀 민망해져서

“당직사관님, 저는 확실히 누가

들어가는 걸 봤습니다. 얘들도

문 쾅 닫는 소리를 들었고…”

라며 주절주절 말하며 집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들어간 문제의

앞문으로 가서 혹시 앞문으로만 들어가는

다른 길이 있나 보려고 앞문을 열려고

서 있었는데, 그때 저와 친했던 고참이

“OO야, 그거 사람 아닌 것 같다.”

라고 하는 겁니다.

 

와, 궁금하기도 하고 약간 오싹하기도 해서

“왜 그러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이거 봐라.”

하면서 문을 비춰주는데, 섬뜩했습니다.

 

미닫이문과 문설주 사이를 비춰주었는데,

거기에 아주 오래된 거미줄이 문 위에서

아래까지 빽빽하게 쳐져 있는 겁니다.

하나도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요.

문을 열었다면 자연스럽게 거미줄이

다 끊어졌어야 하는데,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때 등골이 오싹하면서 제가

본 게 무엇인지 짐작이 가더군요.

 

그 일이 있은 밤에,

예전에 그곳에서 근무할 때 귀신을

봤다던 병장이 찾아와 자기가 봤던

귀신의 복장과 차림새, 키를 이야기했는데,

제 이야기를 듣지 않았음에도 저와 본 것이

정확히 똑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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