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군대에 있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100% 실화입니다.
아마 2차 정기 휴가를 마치고 복귀했을 때였던 것 같은데,
저희 부대는 강원도 양구에 있는 2사단이었습니다.
복귀하고 보니 저희 분대에 신병 한 명이 들어와 있었는데,
제가 분대장이라 대충 보니 그 친구는 약간 통통하지만
싹싹하고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군대 오기 전에 뭐 했냐고 물어보니,
무당집 아들이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호기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좀 옛날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 친구 집안이 아주 오래전부터 무당 집안이었고,
할머니, 어머니를 거쳐 내려온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무당일을 더는 하지 않으려 해서
굿을 하거나 뭔가 의식을 하는 걸 전혀 보지
못하게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어느 날,
호기심에 어머니가 매일 기도하는 곳에 가서
어머니가 하는 걸 따라 해 봤다가 그대로 잠들었는데,
꿈속에서 이상형처럼 생긴 여자가 다가와서
말없이 자신을 안아주더랍니다.
이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하니,
그 여자는 수호령으로, 자신을 나쁜 영혼들,
즉 악령들로부터 지켜주는 존재라고 하며,
무당에 관한 것들을 알려주고는 더는 그곳에
가지 말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수호령이라는 게 사람마다 있냐?"
라고 물어보니,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는데,
아주 드물다고 하더군요.
저한테는 기대하지 말라고도 했고요.
저희 부대가 위병소까지 가려면 2km를 걸어가야
하는 상당히 번거로운 곳이었습니다.
원래는 1km 지점에 위병소가 있었는데,
예전에 두 명이 위병소 근무 중에 자살했다고 해서
위병소 자체를 옮긴 거였죠.
어느 날은 그 신병과 제 바로 다음 후임이랑
새벽 3시쯤 위병소 근무를 나갔는데,
제가 짬이 제일 높아서 사수였고,
그 친구가 부사수였습니다.
새벽이라 좀 으스스하기도 해서
무서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대마다 내려오는 위병소와 관련된 무서운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하다가 제가
"너 귀신 볼 수 있냐?"
라고 물어봤는데,
그 친구가 실체는 못 보고,
령이 떠돌아다니는 것만 보인다고 하더군요.
령이라는 게 공기처럼 주위를 떠돌고 있고,
원한이 심하거나 속세에 집착이 강한 영혼은
그림자처럼 진하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또, 사람들이 귀신 이야기를 하면 령들이 주위에
몰린다고 해서,
그 어두컴컴한 곳에서 갑자기 소름이
돋아 오줌 쌀 뻔했죠.
근무 교대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예전 위병소가 있는데,
선임들이 가끔 애들 겁주려고 저기 찍고
오라고 시키곤 했습니다.
저도 이등병 때 그곳을 찍고 왔는데,
진짜 온몸에 소름이 돋아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저도 귀신같은 걸 전혀 믿지 않는 편인데,
그때는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위병소는 약간 언덕 쪽에 있고,
주위에 나무들이 많아서 다른 곳보다 더
어둡고 왠지 으스스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신병한테
"야, 저기는 령이 얼마나 있어?"
라고 물어보니, 정색을 하며
"거기는 진짜 가지 말라"
고 하더군요.
그런 곳에 함부로 가면 큰일 난다고 했습니다.
그 신병이 해준 에피소드가 수십 개는 되는데,
제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많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친구가 볼 수 있는 것 중에 검은 고양이
형체를 한 령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 고양이령의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무튼 그 고양이령을 보고 난 후에는 꼭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더군요.
신병교육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고양이 소리가
들려서 깨어났고,
창을 보니 고양이령이 울면서 뛰어나갔는데,
다음 날 동기 중 한 명이 총기사고로 죽었다고 합니다.
군대 오기 전에도 고양이령을 세 번 정도 봤는데,
그때마다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습니다.
일종의 예지몽 같은 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 친구는 정말 겁이 없습니다.
물론 선임들에 대한 태도는 예의가 있었지만,
귀신이나 이런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겁 자체가 없었습니다.
저희 부대가 워낙 산속에 있어서 주위에
마을 하나 없이 어둡고 무서운 곳이 많았는데,
이 친구한테 무서운 곳에 갔다 오라고 하면
느긋하게 갔다 와서는 나쁜 영혼 같은 건 없다고 했습니다.
거의 정찰기 수준이었죠.
그리고 사람마다 기가 있는데,
기가 센 사람은 령 자체가 접근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기가 세면 가위에 눌리지도 않고,
평생 귀신 한 번 못 보는 사람이 많고,
기가 약하면 그 반대라고 했습니다.
령이 많은 곳에 가면 병 같은 게 옮아
올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당장 기억나는 건 이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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