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군 생활을 백령도 해병대에서
수색대로 하셨어.
고향은 전라도인데,
그 당시 경상도와 전라도가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하필 백령도 부대에 갔더니 선임들이
전부 경상도 사람들이었던 거야.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아버지는 엄청 치이고
괴롭힘 당하고 많이 맞았대.
심지어 자살 생각까지 들어서 군화 끈을 풀다가,
또 하필 선임들한테 걸려서 엄청 두들겨
맞았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힘든 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밤샘 근무를 선임들과 서 있는데,
두 명의 선임이 배가 고프다면서 아버지한테
바다에 들어가서 전복 좀 따오라고 시켰대.
아버지는 정말 미치는 줄 알았대.
백령도 앞바다는 물살이 장난 아니거든?
아무 장비도 없이 칼 하나 들고 가야 했고,
게다가 밤이었어.
아버지가 잠시 고민하던 찰나에 선임들이
빨리 안 간다고 또 때리기 시작해서 결국
울면서 바다로 들어갔다고 하셔.
물론 밤바다라 잘 보이진 않았지만,
희미한 달빛이랑 전복이 있을 만한 위치는
알았으니까 꾸역꾸역 잠수를 했는데,
그때 바닷속 멀리서 뭔가 사람 형상이
다가오는 게 보였대.
어두운 바닷속에서 하얀 사람이 똑바로 서서
다가오는 게 보였는데,
헤엄치기도 어려운 물속에서 똑바로 서서
다가온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그래서 아버지는 그 순간 귀신이라고 직감했대.
다시 뭍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대.
그 하얀 여자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이윽고 얼굴이 보일 거리까지 다가와서는
아버지에게 말을 걸었대.
"전복 찾고 있어?
나 전복 많은 데 알고 있어. 나 따라와."
이렇게 말하면서 엄청 웃었다고 하더라.
그러더니 마치 뒷걸음질 치는 것처럼
점점 멀어지더니,
그 짧은 순간 사이의 기억이 안 났대.
잠깐 정신이 들었을 땐 선임이 아버지를
부축하면서 헤엄치고 있더라는 거야.
선임 말로는 아버지가 바다에 들어가는 걸
손전등으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잠수한 아버지가 한동안 올라오지 않더니
뭔가가 수면 위로 올라와서 비춰봤더니
아버지 발 두 개만 물 위로 떠 있었대.
그러니까 아버지는 바닷속에서 물구나무서
계셨던 거지.
그걸 본 선임들이 구하러 들어왔다는 거야.
아버지도 해병대답게 그런 일을 당하고도 바로
정신을 추스르고,
선임들에게 아버지가 본 걸 얘기해 줬대.
그 뒤로 선임들은 아버지한테 무모한 일을
시키지도 않았고,
괴롭히는 일도 많이 줄었다고 하시더라.
'무서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화 괴담 고2때 겪은 기괴한 일 (0) | 2024.11.09 |
---|---|
실화 괴담 어머니의 초등학생 시절 운동회 (0) | 2024.11.08 |
실화 괴담 반지하 창문 (0) | 2024.11.08 |
실화 괴담 슈퍼맨이 된 꿈 (0) | 2024.11.07 |
실화 괴담 아파트를 기어 다니는 남자 (0) | 2024.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