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괴담 슈퍼맨이 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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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이야기

실화 괴담 슈퍼맨이 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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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귀신같은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적은 편이고

오히려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싶을 때면

화장실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불을 끄고 문을 닫은

상태에서 반신욕을 하며 명상하거나,

산책을 나가 산길 중턱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며

혼자 과거나 미래에 대해 곱씹을 때가 많습니다.

 

그날도 복잡한 마음을 정리할 겸 화장실에서

불을 끄고 반신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화장실 벽에

부딪혀 퍼지고,

문틈으로 살짝 비치는 빛 무리를 관찰하다가

살짝 잠이 든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꿈을 꾸기 시작했는데,

어릴 적 살던 동네가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한참 둘러보다 보니 갑자기

‘이 동네에 악당들이 살고 있을 것 같다’

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놈들을 혼내 주자’

는 생각에 슈퍼맨처럼 날기 시작했죠.

 

사실 걸어서도 5분 거리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꿈속에서는 10여 분 동안 꼬불꼬불

아서 도착했습니다.

 

본거지 문을 발로 쾅 차고 들어가 보니,

안에는 목재로 된 꽤 넓은 한증막이 있었고,

그 안에 스모 선수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좁아서 비집고 지나갈 수가 없는 데다

땀 묻은 선수들이 비좁게 서 있어서

토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스모 선수 대장이랑 싸움이 붙었는데,

꿈속에서 주먹을 날릴 때 슬로 모션 걸리듯

타격이 제대로 안 되는 느낌 아시죠?

 

계속 맞다가 결국 안 되겠다 싶어서

도망치기 시작했는데,

뒤에서는 스모 선수들이 미친 듯이

쫓아오고 있었습니다.

 

뛰는 것도 슬로 모션이라 결국엔 슈퍼맨처럼

손을 뻗고 날아가 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슈퍼맨처럼 휙 날아가는 게 아니라

땅에 배를 깔고 질질 끌리듯 천천히

나아가더군요.

 

그러다 마을버스에 치여 죽어가며

꿈에서 깼습니다.

 

꿈에서 깨어나서는 미친 듯이 웃었습니다.

이상한 꿈을 꿨다고 혼자 흐흐 웃다가,

‘또 자면 꿈이 이어질까?’

싶기도 했지만 물도 다 식고 좀 춥기도 해서

그냥 물을 빼고 대충 물기를 닦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나와서 기절할 뻔했습니다.

 

화장실 앞에서부터 거실을 지나 베란다

앞까지 물 발자국과 물기가 흥건하게

이어져 있는 겁니다.

 

집에는 저 혼자였는데 말이죠.

제가 몽유병에 걸린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심장이 쪼그라들 듯한 느낌에 물기 닦을 생각도

못 하고 그냥 방에서 대충 옷을 걸쳐 입고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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