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약 3분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저도 그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역사가 꽤 깊은 학교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현재 60년 정도 되었을 겁니다.
물론 리모델링도 하고 건물도 허물고
새로 짓고 해서 많이 바뀌었지만,
그 터만큼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초등학교에는 특이한 장소가 하나 있는데,
'숲 속의 교실'
이라고 불리는 장소입니다.
운동장 옆에 나무를 빽빽하게 심고 그 안에
돌로 된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말 그대로 숲 속 안의 교실이라는 의미에서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엄청 오래전에 생긴 장소라고
추측할 뿐이었죠.
그런데 이 '숲 속의 교실'
이 주민들에게는 꺼림칙한 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
낮에도 을씨년스럽지만 밤이 되면 빽빽한
나무들로 인해 불빛 하나 통하지 않고
숲 한가운데 책걸상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괴기스럽기까지 하죠.
덕분에 중고등학생들이 몰래 담배나 술을
마시는 장소로 사용되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은 더욱 피하게 되었죠.
이상한 소문도 있었습니다.
새벽에 어르신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하시다가 이 '숲 속의 교실' 근처로
가서 일명 배치기나 등치기를 하다 보면 그 일정한
리듬에 맞춰 좌우로 무언가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목격하신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저도 이곳에서 두 번 정도 미스터리한
경험을 했는데,
그중 한 가지 일을 짧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느 날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침대에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데 친구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야, 할 거 없으면 심야 영화 하나 보자."
집에서 영화관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여서,
그날도 친구의 재촉에 후다닥 운동복에 쪼리만
신고 뛰어나갔습니다.
그런데 영화관까지 빨리 가려면
'숲 속의 교실'을 지나가야 했습니다.
그곳을 지나가기가 꺼려졌지만,
친구에게 욕먹기 싫어서 결국 서둘러
지나가기로 했죠.
여기는 낮이든 밤이든 매번 지나가도
적응이 안 되더군요.
투덜투덜 걷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전화 벨이
울리는 겁니다.
그리고 그때 벨소리가 착신아리였어요.
이상한 오르간 같은 소리...
긴장한 상태에서 식겁했죠.
얼른 전화를 받으니
"어디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오라는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재촉을 하나’ 싶어
"지금 가!"
라고 바로 답하고는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뛰었죠.
영화관에 도착해 친구를 만나고 자리에 앉아
영화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까 전화 벨소리가 생각나면서
매너 모드로 바꿔야겠다 싶어 휴대전화를
확인했는데…
이미 매너 모드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어? 아까 전화 왔었는데...
이거 매너 모드였네?"
그러자 친구가 말했습니다.
"언제? 난 너한테 문자만 보냈는데?
빨리 안 오면 전화하려 했는데 금방 오더만."
순간, 소름이 목 뒤를 타고 내려가는 게
느껴졌고 최근 통화 목록을 확인해 보았는데,
전화를 받은 기록이 없었습니다.
도대체 누구한테서
“어디야”
라는 질문을 받았던 걸까요?
그리고 저는 누구에게
“지금 가”
라고 답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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