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추워..."
감각이 있는 듯 없는 듯,
빨갛게 타는 듯한 쓰라린 양손을 호호 불며
신발끈을 풉니다.
세상은 이미 어두컴컴해졌고,
따끔따끔한 칼바람을 뚫고 그는 드디어
집에 돌아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거실을 휘감는 찬바람에 몸을 부르르 떱니다.
불 꺼진 방을 열어 형광등 스위치를 켭니다.
갑자기 들어온 백색의 불빛에 잠깐
메스꺼움을 느끼지만,
이윽고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자
하루의 고단함이 밀물처럼 밀려오며
피곤함을 느낍니다.
9시, 10시.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며 시간을
보내던 그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차가운
욕실로 들어섭니다.
한참을 뜨거운 쪽과 차가운 쪽으로
수도꼭지를 돌리다 이윽고 마음에 드는
온도를 찾습니다.
자그마한 욕실 창문이 계속 흔들리고,
그 밖으로 들려오는 겨울바람의 매서운
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어깨에 곰처럼 올라앉은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릴 때마다 그는 중얼거립니다.
"오늘은 일찍 자야지..."
전기장판을 켜고 이불을 펼칩니다.
그 위로 휴대폰을 툭 던집니다.
바닥에 떨어졌다가 한 번 튕겨 오른 휴대폰이
이내 뒤집어지고,
그는 휴대폰처럼 이불로 푹 쓰러집니다.
이내 몰려오는 잠. 하루의 끝자락에서
그는 생각합니다.
"내가 사무실 문을 잠그고 나왔나...
안 잠근 것 같은데..."
화들짝 놀라 눈을 뜹니다.
난로와 온풍기가 경쟁하듯이 소리를 냅니다.
유리창 사이로 스며드는 노란빛을 보니 해는
뉘엿뉘엿 저물고 있습니다.
직장 동료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그를
보고 킥킥 웃습니다.
"야, 지금이 몇 시인지 알아?
하루 종일 자네, 하루 종일."
"맨날 자러 오냐, 넌? ㅋㅋㅋ"
웃어야 할 타이밍인가 싶어 일단 웃어봅니다.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듭니다.
정신없이 고개를 돌리던 그는 소파 색깔이
달라진 것을 눈치챕니다.
"야, 이 소파 왜 이래?"
"뭐 인마?"
"갈색이었잖아. 왜 주황색이야?"
"뭔 소리 하는 거야. ㅋㅋㅋ 아직도 정신 못 차렸냐?"
아, 맞다. 주황색이었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유난히 큰 소리로
사무실 문이 열립니다.
또 다른 동료 한 명이 들어옵니다.
"아오, 오늘 미친 듯이 춥네."
그가 묻습니다.
"어디 갔다 왔냐?"
"어? 저 녀석 이제 일어났네.
ㅋㅋㅋ 페마 갔다 왔다."
뚝, 뚝. 이어지는 위화감이 뭔지
이제야 눈치챕니다.
눈에 들어오는 이미지들이 마치 렉 걸린
영상처럼 뚝뚝 끊겨 전송됩니다.
한쪽 머리도 띵 한 것 같습니다.
"아오... 세수하고 올게."
"그래."
문을 열자 얼어붙은 사무실 유리문이
다시 비명을 지릅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신경을 긁는 소리입니다.
화장실은 아래층에,
반대편 복도에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울리는 소리가 노래방
에코처럼 귀에 맴돕니다.
화장실에 들어와 세면대 수도꼭지를 틉니다.
"어? 왜 이래, 이거?"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바로 들어온 아래층 직원이 말합니다.
"오늘 수도 얼었대요."
"아, 그래요? 큰일 났네..."
낭패감을 느끼며 다시 2층으로 올라갑니다.
또 계단 밟는 소리가 귀에 울립니다.
갑자기 짜증이 치솟습니다.
복도 유리창 문을 열고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들이마십니다.
그런데 그때.
끼이이이 이이익 쾅.
승용차 한 대가 멈춘 채 미끄러져가는 바퀴를
제어하지 못하고 가드레일을 들이받습니다.
운전자의 상체가 심하게 요동칩니다.
다치진 않았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귀찮은 일에 휘말릴 것 같아 누군가 가서
봐주겠지 하고 사무실로 돌아갑니다.
사무실 문을 엽니다.
그런데...
내가 자던 곳에 상체가 꺾여버린 누군가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차 시트에 앉아
나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헉... 헉..."
꿈이었습니다.
"뭐... 뭐야, 이런..."
온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거기에 두통도 있습니다.
알 수 없는 공포감이 전신을 휘감습니다.
개꿈이겠지.
시계를 보니 아직 6시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더 잘 수는 없을 것 같아 그는
출근길에 나섭니다.
사무실은 냉기로 가득 차 폭발할 기세입니다.
그는 난로를 켜고 난로가에 앉습니다.
너무 일찍 나온 탓일까요.
다시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화들짝 놀라 눈을 뜹니다.
난로와 온풍기가 경쟁하듯이 소리를 지릅니다.
유리창 사이로 스며드는 노란빛을 보니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직장 동료들이 그를 보고 킥킥 웃습니다.
"야, 지금이 몇 시인지 알아?
하루 종일 자네, 하루 종일."
"맨날 자러 오냐, 넌? ㅋㅋㅋ"
뭔가 익숙합니다.
일단 웃어봅니다.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듭니다.
정신없이 고개를 돌리던 그는 소파 색깔이
달라진 것을 눈치챕니다.
"야, 이 소파 왜 이래?"
"뭐 인마?"
"갈색이었잖아. 왜 주황색이야?"
"뭔 소리 하는 거야.
ㅋㅋㅋ 아직도 정신 못 차렸냐?"
아, 맞다. 주황색이었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유난히 큰 소리로
사무실 문이 열립니다.
또 다른 동료 한 명이 들어옵니다.
"아오, 오늘 미친 듯이 춥네."
그는 꿈이 아닌 것에 안도하며 묻습니다.
"어디 갔다 왔냐?"
"어? 저 녀석 이제 일어났네.
ㅋㅋㅋ 페마 갔다 왔다."
꿈인가? 아직도 꿈인가?
왜 똑같은 말을 하는 거지...
그런데 이번에는 영상이 뚝뚝
끊어지지 않습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는 도망치듯 말합니다.
"세수 좀 하고 올게."
"그래"
이상하게 쳐다보는 동료들의 시선을 느끼며
문을 열자 얼어붙은 사무실 유리문이 또다시
신경을 긁는 소리를 냅니다.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울리는 소리가
귀에 머뭅니다.
화장실에 들어가 수도꼭지를 틉니다.
"... 안 나오네."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두려움만 남습니다.
바로 들어온 아래층 직원이 말합니다.
"오늘 수도 얼었대요."
"아... 네............"
섬뜩한 기분에 다시 2층으로 올라갑니다.
또 계단을 밟는 소리가 울립니다.
설마... 설마...
두려움과 호기심이 그를 복도 한가운데에
머물게 합니다.
그러나 그는 사무실로 뛰어들어갑니다.
유리창을 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닫습니다.
쾅.
이건 문이 닫히는 소리입니다.
... 아닙니다.
119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창문 밖으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사무실 문이 다시 열립니다.
동료가 들어오며 말합니다.
"야, 우리 건물 앞에 차 사고 났대."
제 이야기입니다, 진짜로 꾼 꿈입니다.
예지몽이었을까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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