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에서
2014년도쯤 퍼져나가 무서운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많이들 아시는 이야기입니다.
이 일은 경북의 한 대학교를 다니면서
자취를 하던 2학년 때 일입니다.
다니던 대학은 도심과 많이 떨어져 있어서
학교 주변의 복사집, 술집, 식당, 피시방이 전부였습니다.
자취하는 곳은 대학가에서도 동떨어져 논, 밭 사이를
20분은 족히 걸어가야 나오는 집이었습니다.
자취하는 원룸은 길가 쪽이 아닌 뒤에 산이 보이는
쪽으로 돌아들어가야 하는 2층 구조의 건물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집에서 공포영화를 다운로드하여 보던 날이었습니다.
셔터라는 영화인데 제법 무서웠습니다.
영화를 다 시청하고 시간이 새벽 2시 반쯤 되었습니다.
공포영화를 보고 나니 무서워져서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영화 별로 안 무섭네 별로 재미없네 하면서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고 친한 후배인 병철이에게 전화해 우리 집 와서
같이 자자고 얘기했습니다.
병철이는 원래도 자주 집에 와서 술도 마시고 잘 따르는 후배였습니다.
병철이에게 무섭다고는 얘기 못하고 오랜만에 술 한잔 하자고 했지만,
병철이는 이미 시내에서 술을 마시고 있어서 다시 학교로 들어오기 힘들다고
미안하다 했습니다.
하는 수없이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이불을 펴고 누웠습니다.
자려 누웠지만 무서움이 사그라들지 않아 티브이를 켜고 볼륨을 잔뜩 올리고
스타크래프트 게임 방송을 보다가 살짝 잠이 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몇 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3시 반쯤에 갑자기 밖에서
"쿵쿵쿵" 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이제 막 잠이 드려는 찰나 깨서 그냥 무시하려고 했는데,
5분이 넘도록 계속 "쿵쿵쿵" 문을 두드렸습니다.
화가 난 저는 "누군데!!"하고 소리를 치며 물었는데
밖에서 잠시 조용하더니
"형! 저 병철인데요!"
하고 후배가 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 하필 막 잠들려는데 지금 오나 싶어서 문 열어주러 가며 소리쳤습니다.
"야! 지금이 몇 신데 아까 안 오고 지금 와!"
그러면서 문 열어주려고 가는데 바깥에서 병철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형! 저 병철인데요!"
"아 안다고! 왜 지금 오냐고"
"형! 저 병철인데요!"
"야 형이랑 장난하냐? 죽을래? 문 안 열어준다?"
"형! 저 병철인데요!"
"돌았나 이 녀석이....!"
계속 똑같은 말만 하는 병철에게 화가 나서 실컷 패줄 생각으로
문을 열려다가 왜인지 모를 오한이 몸을 스쳐가는 걸 느꼈습니다.
그냥 평소였으면 문 열고 욕이나 한 바가지 했겠지만
아까 본 영화가 자꾸 생각나 혹시나 하고 문 열기 전에
"야... 너 누구냐?"
"형! 저 병철인데요!"
"너 어디서 술 마시다 왔냐?"
"형! 저 병철인데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말의 감정이나 억양이 항상 똑같을 순 없는데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반복적으로 같은 톤으로 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슬며시 다가가 문에 귀를 대었습니다.
"형! 저 병철인데요!"
들을수록 너무 이상 했습니다. 귀를 문에 대고 소리를 들으면
대략적으로 가까이에 있는 것은 알겠는데
문 앞에서가 아닌 문 밖 천장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겁이난 저는 잠금장치를 확인 후 소리를 질렀습니다.
"야이 XXXX야! 누군데 장난질이야! 안 꺼지냐!"
그렇게 소리를 지르자 밖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불안했던 저는 문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밖은 벌레 우는 소리 복도에서 부는 바람소리만 미세하게 들렸습니다.
한 10분쯤 귀를 대고 소리를 듣다가 어느 정도 무서움이 해소되어
다시 자려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 순간..
.
.
.
.
.
.
.
.
.
.
.
"으히히히히히힉! 이히히힉! 이히히히히히힉!"
저는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문밖에서 여자인지 남자인지 분간도 되지 않는 숨이 넘어갈듯한
웃음소리가 제 귀를 강타했습니다.
벌떡 상체만 일으킨 저는 온몸에 소름이 돋고 턱을 덜덜 떨면서
문쪽을 뚫어져라 쳐다봤습니다.
"으힉! 케엑! 이히히힉! 이히히힉! 이히히히히힉!!"
숨이 넘어갈듯한 웃음소리는 계속 들려왔습니다.
점점점 소리가 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덜덜 떨며 일단 제일 먼저 병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았습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병철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야 문밖에 네가 와있는데 니가 아닌 것 같아 전화 좀 해줘 제발. 무서워 죽겠어'
문자를 연달아 보내고 계속 문을 쳐다보면서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였습니다.
쿵쿵쿵 문을 두드리고 미친 듯이 웃고, 또 문을 쿵쿵쿵 두드리고 미친듯이 웃고...
시간이 지나자 저는 극도의 공포가 광기로 변해갔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저 목소리가 미친듯이 밉고 화가 솟구쳐 올랐습니다.
저는 침대 옆 싱크대에서 식칼을 찾아 문으로 뛰어가 문을 벌컥 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저는 허공에 대고 칼질을 하며 미친 듯이 욕을 퍼부었습니다.
사람이건 귀신이건 누구든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한참 동안 허공에 칼을 휘두르다가, 정신을 좀 차리고
다시 주위를 보니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곤 다시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평소 항상 켜지던 센서등도 켜지지가 않았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복도 너머로 나지막한 산만이 홀로
을씨년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시 문을 닫고 칼을 꼭 손에 쥔 체
침대로 돌아가 현관문만 계속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또다시 올 것 같은 두려움과 무서움.
그것을 떨쳐내려 했던 절규 비슷한 감정이었을 겁니다.
해가 밝아져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아침 8시가 훌쩍 넘어간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밖에서 찢어지는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비명소리는 병철이의 소리였습니다.
새벽에 문을 두드리던 병철의 목소리와 무언가 달랐습니다.
순간'사람이다!'라는 생각에 들었지만
혹시 모르니 칼을 들고 달려 나가 문을 확 열었는데
2층 복도 끝에서 주저앉아있는 병철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병철을 확인 후 순간적으로 눈물이 날만큼 반가움에
"야! XX! XX새키! 와~! 짜증 나!"
욕밖에 안 나왔지만 반가우면서도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병철이는 갑자기 제 옷을 확 잡아채더니
저를 끌고 원룸 밖으로 나갔습니다.
병철이에게 끌려 나온 저는 화창한 햇빛을 보고
그대로 주저앉아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병철이도 같이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 병철에게 새벽 이야기를 해주려 했습니다.
"야! 와 내가 어제 무슨..."
"형! 당장 자취방 바꿔요!!"
"..... 야, 너 뭐 봤어? 뭐 봤지! 뭘 봤는데?!!!"
본능적으로 후배가 무언가 봤다는 걸 알았습니다.
병철이는 하얗게 질려서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는 온몸에서 피가 전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병철이는 새벽에 찜질방에서 자고 일어나 문자를 보고 걱정되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아서 간단히 샤워하고
첫차를 타고 자취방으로 온 것이었습니다.
제 자취방에는 침대 머리맡에 창이 작게 하나 나있는데 병철이는
건물 마당 쪽에서 제집 창문 쪽을 보고 엄청나게 놀랐다고 합니다.
마당 쪽으로 나있는 창문을 본 병철이의 눈에 비친 창문은
온 집안이 피를 뒤집어쓴 것처럼 온통 새 빨겠다고 합니다.
그걸 보고 병철이는 놀라 2층으로 뛰어올라갔는데
거기서 봤다고 합니다.
제 집 현관 앞에서 둥둥 떠있는 목을....
목만 둥둥 떠서 제집 현광 위에 있는 백열등 밑에 떠있는 모습을
그 건본 병철이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고 얼마 뒤에 제가 뛰쳐나온 것이었습니다.
자기한테 욕하는 저를 바라보던 병철이는 둥둥 떠있던 목이 스르륵 움직이며
저의 집안으로 쑤욱하고 들어가는 걸 봤고,
그걸 본 병철이는 저를 끌고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 후 한동안 자취방 근처는 얼씬도 않고 병철이랑 살았습니다.
그렇게 한 달을 넘게 병철과 살다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른 후
친구들 손을 붙잡고 자취방으로 돌아와 봤습니다.
제가 뛰쳐나온 그대로였습니다.
후다닥 친구들과 짐을 싸서 도망쳐 다른 방을 잡았습니다.
도대체 그때 그건 무엇이었을까요..?
여전히 그 이야기를 하면 소름 돋지만,
그 정체의 궁금증은 아직도 제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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