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해줄까?
군대 시절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제가 복무를 하던 부대는 강원도
철원에 있는 부대로 철원은
한국전쟁 때 치열한 격전지중
한 곳이었고 그래서인지 음기도
강하다고 합니다.
강원도의 군부대들 특성상 대부분
산골에 위치해 있고 제가 있던
부대도 산의 중턱쯤에 있는
부대여서 울창한 나무들에 가려져
햇볕도 잘 들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음의 기운이 넘쳐나는
곳임에도 군부대들이 멀쩡히 있는
이유는 20대의 건장한 남자들이
군화로 누르고 살기 때문에
별 일이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음의 기운이 강한 곳이어도
햇볕이 잘 드는 곳은 있기 마련인데
보통은 탄약고입니다.
탄약이나 무기들이 녹이나 고장
방지를 위해 볕이 잘 드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산속에 이렇게
양지인 곳은 대부분 예전에
묫자리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제가 겪었던 일은 바로 이 탄약고
경계근무 중 겪은 일입니다.
저는 당시 일병이었고 선임인
이상병과 탄약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이상병은 초소에 들어가서 사각지대에
몸을 기대고 부사수인 저에게
졸지 말고 잘 보고 있으라고
말을 한 뒤 자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졸린 눈을 비비며 조그마한
창으로 바깥을 보고 있었습니다.
작은 창으로 가로등 앞을 보다가
당직사령이라도 순찰을 나오면
바로 사수에게 알려야 하기에
졸음을 참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날도 더운데 서늘한 바람과 함께
비가 오니 저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그때 뭔가 알 수 없는
검은 물체가 제 눈 앞을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 자고 있던 이상병을
깨웠고 이상병은 급하게 방탄모를
쓰고 누가 왔냐고 물으며 밖을
봤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고
저에게 화를 냈습니다.
"야! 있긴 뭐가 있어 졸았지?"
"아닙니다. 분명 뭔가 검은 게 지나갔.."
"어?"
분명 봤다고 말을 하던 중에 창밖에서
검은 무언가가 둥둥 떠다니는 게 다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손으로 검은 물체를 가리켰고
이상병도 그 물체를 유심히 보기
시작했습니다.
"저거 검은 비닐봉지 아냐?"
검은 비닐봉지 같기도 한 그 물체는
천천히 내려오면서 초소 옆쪽으로
지나가고 있었고 저와 이상병은
그냥 비닐봉지였구나 하고 마음을
놓고 있던 찰나..
그 검은 봉지는 저희 눈앞으로
천천히 지나갔고 그 물체를
정확하게 봤습니다.
바람에 날리듯 둥둥 떠다니던
그것은 비닐봉지가 아닌 검은 머리를
휘날리는 여자의 머리였습니다.
그 머리는 단발 머리에 눈이 뻥
뚫려있는 썩은 시체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이상병은 그대로
기절해버렸고 저는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상황실에 연락을 했습니다.
상황실에 연락을 해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러대자 당직사관과
당직병이 헐레벌떡 달려와
기절해 있는 이상병과 넋이 나가
눈물 콧물 다 흘리고 있는 저를
보고 일단 진정시킨 후 무슨
일이냐고 물어 저는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제 얘기를 듣던 당직사관은
이상하단 듯 다시 물었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다고?"
"무슨 소리야 밖으로 나와봐
비는커녕 바람도 안 불어 인마.."
저는 초소 안에서 부슬부슬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고 생각했지만
밖으로 나와보니 비는커녕 바람
한점 불지 않는 고요한 밤이었습니다.
도대체 그날 저와 선임이 본 그것은
무엇이고 분명 비가 온다고 생각
했던 그 부슬부슬 내리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지금도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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