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친구와 잠들기 전 통화"무서운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해줄까?

 

저에겐 어렸을 때부터 신내림을 받아 

신당을 차려 제법 용하다고 이름을 

날리는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그 날은 회사에서 야근을 오랫동안 시켜 

퇴근 후 샤워를 한 후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는데 무당 친구에게서 카톡으로 

안부 연락이 왔길래 오래간만에 

목소리라도 들을 겸해서 통화를

눌렀습니다.

 

몇 번의 신호음이 가고 무당 친구가 전화를 

받아 이런저런 수다를 떠는데 그날따라 

무당 친구의 목소리가 아주 즐거운 거 

같은 목소리였습니다.

 

오랜만에 전화에 저도 같이 신나 오랫동안 

수다를 떨다가 자려고 인사를 한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는 혼자 잘 때 겁이 많아 항상 원룸의 

불을 켜놓고 자는 습관이 있어 그날도 

불을 켜놓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자다가 갑자기 눈이 떠졌는데 

온 방안이 캄캄해서 깜짝 놀라 시계를 

보니 시간은 새벽 3시였습니다.

 

불을 켜는 스위치는 현관 쪽에 있어서 

자다가 끌 수는 없는 구조였기에 살짝 

무서워져 후다닥 방의 불을 다시 

키고 침대에 누웠는데 자기 멋대로 

꺼진 불이 신경 쓰여서인지 한참을 

뒤척거려도 잠이 들지 않아 무당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습니다.

 

"아~원룸 불은 왜 자기 혼자 꺼지냐"

 

"더워서 그런가 잠이 깼는데 잠이 안 오네 ㅋ"

 

카톡을 보내고 바로 답이 오지 않아 

자는구나 싶어 저도 잠시 멍 때리다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무당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받고 새벽 늦은 시간에 카톡을

보내서 혹시 깼냐고 사과를 하려는데 

대뜸 무당 친구가 어제 자다 깬 거 말고

다른 일 없었냐고 물어보길래 불이 

자기 혼자 꺼진 거 말고는 별일 없었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니 

무당 친구는 계속 별일 아니라고 

대답을 회피했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궁금해져 계속해서 물어보니 무당 친구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해줬습니다.

 

"아니.. 어제는 너 겁도 많고 그거 얘기하면 

밤새 잠도 못 잘 거 같아서 얘기 안 했는데 

너랑 통화하는 내내 니 옆에서 자꾸 

여자 목소리가 살짝살짝 들리는 거야.."

 

"그게 전파가 섞여서 잡음 같은 게 들리는 게 

아닌 게 네가 얘기를 할 때마다 바로 

'그래서?' '그래서??' 하면서 옆에서 대꾸를

하고 있더라고.."

 

"그래서 그 소리를 딱 듣고 니 바로 옆 

있는 게 느껴져 일부로 더 신나게 

통화했는데 계속 신경 써서 느껴보니까 

딱히 위험한 존재는 아닌 거 같아 끊었지."

 

"근데 너 얼마 전에 어디 초상집 같은데 

다녀왔냐?"

 

저는 무당 친구의 말에 며칠 전에 상갓집에

다녀온 것이 떠올랐고 곧바로 대충 짐을 싸

친구의 집으로 피신했습니다.

 

그렇게 며칠 친구 집에서 묵다가 무당

친구와 같이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젠

없는 거 같다는 말에 안심하고 지금도

그 원룸에서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