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해줄까?
8년 전 제가 대학생 때 겪었던 일입니다.
저는 지방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을 하게 돼서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기숙사는 방 하나에 3명이 쓰는 형식이었는데
한 명은 복학생 선배였고 한 명은 저와 동갑인
동기였습니다.
복학생형은 성격이 좋고 동기는 나이가 같아서
금방 친해졌고 기숙사에서 몰래 치맥도 하고
주말에 피시방도 같이 다니고 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3명이 모여 몰래 술을 챙겨 와
치킨을 시켜 먹고 있었는데 복학생형이 무서운 이야기
아는 거 있으면 해 보자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무서운 이야기를 하다가 동기가
자기가 살던 동네에서 귀신을 부르는 방법이
있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방에 불을 전부 끄고 이상한 기분이 들거나 음산한
느낌이 드는 쪽을 쳐다보면서 매일 인사를 하면 된다."
지금 생각해봐도 터무니없는 이야기 같지만 당시에는
술도 많이 먹은 상태에서 낡은 기숙사 건물에 쌀쌀한
공기가 딱 귀신을 부르기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저희는 그 이야기를 듣고 바로 방의 불을 끄고 쌀쌀한
공기가 느껴지는 방문 쪽을 향해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당연히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고 다들 그럼 그렇지 하며
불을 켜고 다시 술을 마셨습니다.
그다음 날 밤에도 술을 마시다가 복학생형은 한 번으로
나오겠냐 나올 때까지 해보자며 불을 끄고 인사를 했고
그 후 습관처럼 매일 불을 끄고 자기 전에 방문 쪽에
인사를 했습니다.
며칠 동안 방문 앞에 누군가 있는 것처럼
안녕하세요 ~ 놀러 오세요. 또 오셨네요 하며 일주일을
넘게 인사를 하던 복학생형이 갑자기 매우 흥분한
얼굴로 저희에게 말했습니다.
"야.. 나 진짜 귀신 봤어.."
복학생형 말로는 자기가 인사를 하기도 전에 먼저
문 넘어에서 인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복학생형이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해
웃으며 장난 그만 치라고 했지만 복학생형은
진짜 장난 아니라고 화를 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그다음 날부터 복학생형은 새벽마다
방문 쪽을 보며 누군가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랑은 그 이후 말도 안 하더니 방문을 보며 속닥거리는
복학생형을 보며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에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며 무슨 얘기를 하나 들어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복학생형이 말을 했습니다.
"뭐?? 영수(저) 자는 척하고 있다고?"
그 말을 들은 저는 깜짝 놀라 형을 쳐다봤고 형은
일어서면서 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복학생형은 원망스러운 얼굴로 저를 째려보더니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저는 동기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는데
동기는 복학생형이 이제 취업반이라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런 거 아니겠냐고 그냥 내버려 두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방을 쓰는 사람이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 걸 알고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그 날밤은 동기와 저 둘 다 잠을 자지 않고 복학생형이
무슨 말을 하나 기다렸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복학생형은 여느 때와 같이 문을 향해
즐거운 듯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혼자 떠들던 형은 갑자기 벌떡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그래.. 지겹다~같이 갈까? 우리 같이 가자 하하.."
그 말을 남기곤 복학생형은 문을 열고 나가버렸고
저희는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도 형은 돌아오지
않았고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봤지만 받지 않아
상태가 심각 해진 걸 느낀 저희는 밖으로 나가 기숙사
주변을 찾아봤으나 찾을 수 없었고 기숙사
경비아저씨에게 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습니다.
경비 아저씨는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취업 스트레스 때문에 어디 밖에 잠깐 나간 것
일수도 있으니 아침까지 기다려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복학생형은 돌아오지 않았고 하루 종일
전화도 안 받고 시간이 더 지나 형의 휴대폰이
꺼질 때까지 연락이 안 돼서 저희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복학생형은 기숙사 옥상에서
똑바로 누워 손목을 여러 번 그어 자살한듯한
모습의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기숙사 옥상은 사고방지를 위해 항상 잠겨있는데
어떻게 들어간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경찰에게 저희가 겪었던 그간의 일을 설명했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경찰이 믿어줄 리 없었고
타살의 흔적도 반항의 흔적도 전혀 없어 취업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로 사건은 종결됐습니다.
저희는 그 일을 겪고 그 방문을 볼 수가 없어
기숙사를 나왔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복학생형을 말리지 않은
죄책감 때문인지 가끔 꿈에 형의 목소리가
들리는 악몽을 꾸곤 합니다.
복학생형이 정말 귀신과 함께 떠난 것인지 취업
스트레스로 자살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호기심으로라도 장난으로라도 귀신을 함부로 부르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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