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해줄까?
그날 저는 부사수 주 이병과 불침번
근무를 서는 날이었습니다.
근무가 시작되고 여느 날과 다름없이 주 이병에게
조금 잘 테니 당직사관 순찰 돌면 깨워달라 말한 후
벽에 기대자마자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문득 잠에서
깬 저는 근무 시간이 얼마나 남았나 보려고
시계를 보며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분명히 일어났는데 제 몸은
여전히 벽에 기대어 자고 있었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지만 루시드 드림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무섭다기보단 신기해서
'와 씨 이것이 말로만 듣던 유체이탈인가..'
하며 주변을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조금 더 멀리 나가 보고 싶은 마음에
막사 밖을 나와 위병소 쪽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신이 나 위병소를 통과해 나갔고 역시나
위병 근무자들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오~끝내주는구먼 유체 이탈할 만 한데?'
더 멀리 나갈 생각에 신이나 위병소를 막 지나쳐
밖으로 나가는데 저 멀리서 뭔가 이상한 것이
보였습니다.
여자의 실루엣처럼 보이는데 몸을 휘적휘적 거리며
제 쪽으로 술 취한 사람처럼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뭐야.. 이 밤에 사람이야 귀신이야..'
왠지 모를 기분 나쁜 느낌을 풍기며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힘없이 비틀비틀거리며 다가오는 모습에
소름이 끼쳐 옆으로 숨어서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의문의 여자는 저를 보지 못한 것인지 위병소 쪽으로
몸을 휘적거리며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안심하고 한숨 돌리는데
갑자기 그 여자가 기이한 모습으로 고개를
들더니 제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고 그 모습을 본
저는 저도 모르게 쌍욕을 내뱉었습니다.
'으아악! 이런 시 X 미친!'
그 여자의 모습은 눈에서 피눈물이 뚝뚝 흐르고 있었고
얼굴의 반은 무엇에 맞은 것인지 갈린 것인지 심하게
함몰되어 있는 얼굴로 저를 보며 섬뜩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끔찍한 모습으로 정확하게 저를 보며 웃는
모습에 놀라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는데
그 여자가 저를 보며 웃으며 말했습니다.
"히히히.. 내가 먼저 들어가야지!!!"
그 말과 동시에 그 여자는 위병소 안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가기 시작했고 잠시 멍하게 있다 여자가 아무 짓도
안 하고 그냥 가버려 안심하다 여자가 한 말을
다시 곱씹어 봤습니다.
'내가 먼저 들어가야지? 어딜? 들어가.. 먼저 들어가?"
'........'
'!!!!'
'솟..솟됬다..씨X!!!!'
순간 제가 몸을 벗어나 유체이탈 중이었다는 게 떠올랐고
저는 미친 듯이 위병소를 지나쳐 그 여자를 따라갔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 여자는 막사에 거의 다 도착해 있었고
진짜 큰일 났다는 생각에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정신없이
뛰어갔지만 여자가 먼저 막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 님"
"... 상병님"
"이상병 님~"
"으악 씨 X!"
욕지거리와 함께 잠에서 벌떡 깨어났습니다.
눈을 떠보니 주 이병이 이상한 눈으로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상병 님 근무 교대할 시간입니다."
꿈이었는지 진짜 유체이탈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아 얼떨떨한 기분으로 주변을
한번 살펴보고 상황을 파악한 저는 주 이병을
와락 안으며 창피하지만 눈물을 흘렸습니다.
"와.. 씨 X! 주 이병아 네가 날 살렸구나 고맙다!!"
"....?"
벙쪄있는 주 이병을 끌어안고 안도하고 있는데 그 순간
불침번을 서고 있던 옆쪽의 출입문이 자기 혼자
확! 하고 열렸습니다.
저와 주 이병은 깜짝 놀라 그 출입문을 쳐다봤지만
그곳엔 바람도 불지 않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날 겪었던 일이 꿈인지 정말 유체이탈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정말 소름 돋는 경험이었습니다.
주 이병이 깨우지 않았다면 전 어떻게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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