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사기꾼으로 몰린 무당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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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사기꾼으로 몰린 무당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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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이모에게 넋 건지기 굿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이모는 평소처럼 굿 준비를 했고,

저도 그날 소풍 갈 준비를 했습니다.

 

원래 이모는 제가 집에만 있으니 바람도

쐬게 할 겸 데려가셨던 건데,
그 무렵에는 제가 굿 구경에 재미를 단단히 붙여,

따라가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날도 신제자 아저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충청도의 어느 시골로 갔습니다.

 

굿을 의뢰한 집은 그 마을의 유지 가문으로,

고등학교에 다니던 딸이 막내였습니다.

 

어느 날,

비가 많이 오던 날씨에 사고가 난 것입니다.


딸은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다가,

마을로 들어가는 길 대신 저수지 제방길로

지름길을 택했습니다.


마을에는 여러 인근 마을에 물을 대주는

큰 저수지가 있었는데,
그날 비 때문에 제방길에서 미끄러져 물에

빠지고 만 것입니다.

 

딸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걱정한 아버지는 직접

딸을 찾으러 다녔습니다.


결국 제방에서 딸의 가방과 신발 한 짝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은 총동원되어 수색했지만,
배수로 근처에 철망을 설치해도 딸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저수지 물을 빼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농사에 필요한 물이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딸의 시신이라도 찾아달라는 마음에,

다른 지역에서 잠수부를 불러들였지만 실패했고,

아버지는 물귀신이 된 딸의 넋이라도 건져달라는

마음으로 이모를 불렀습니다.

 

저수지에 도착한 이모는 굿을 준비하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셨다고 합니다.


물귀신은 위치 파악이 어려운데,

저수지에서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굿이 시작되었지만,

딸의 혼은 끝내 건져지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시도한 후,

이모는 가족들에게

 

"여기에는 얘가 없다.

다른 곳을 알아보자"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분노하며 이모를 사기꾼이라

욕했고, 결국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이모를 때리려 하자,

저는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서 이모를 보호하려

아저씨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아저씨 다리를 붙잡고 깨물었지만,

저도 맞고 말았습니다.

 

결국 이모는 받은 돈을 돌려주며 굿을

철수하셨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이모는 제 머리를

어루만지며,
"이 세상에서 날 위해 나서주는 내 편이 있다는 게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더라"

 

하셨습니다.

 

며칠 후,

딸의 아버지가 이모의 집을 찾아와 무릎을 꿇고

사과했습니다.


그는 꿈에 딸이 나타나

 

"아빠, 나 좀 빨리 찾아줘"

 

라고 울며 말했다고 합니다.


꿈에서 딸의 옷에는 진흙이 묻어 있었고,

이를 단서로 딸을 상류 갈대밭에서 발견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딸의 시신을 찾은 아버지는 이모에게 천도재를

부탁하며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모는 저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아버지는

숙이며 사과했습니다.

 

그 후,

저는 받은 위자료로 과자와 장난감을

실컷 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이모는 정성스럽게 딸의 천도재를

지내주셨습니다.


이모가 당시 대충 굿을 했다면,

딸은 아마 끝내 발견되지 못했을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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