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해줄까?
저는 외동이라 형제나 남매가 없어서
집에 혼자 있으면 항상 조금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강아지
사진이나 동영상을 자주 보게 되면서
강아지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아 강아지 키우고 싶다. 너무 귀여워'
점점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면서 근처 펫 샾이나 동물병원
같은 곳에서 알아보던 중 동네 교회
목사님네 강아지가 새끼를 많이
낳아 분양을 할 생각이라는 말을 듣고
부모님을 설득하여 강아지를 2마리
분양받았습니다.
그렇게 두 달 정도 애지중지 키워서 이빨도
나고 가끔 짖기도 하기 시작했는데 유독
저희 집의 부엌 옆에 붙은 작은 창고방 쪽을
자주 보며 짖었습니다.
그 방은 워낙 방도 작고 부엌 옆에 붙어
있어 가족들 모두 그 방은 잘 들어가지도
않는 방이었습니다.
그렇게 방치되던 방을 가족들은 방의 벽을
헐어 주방과 합쳐 다용도실로 이용하자는
결정을 하였고 며칠 동안 리모델링하여
주방과 붙어있는 다용도실로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그 방을 주방과 합쳐 다용도실로 바꾸고
난 뒤부터 저희 집 강아지가 자꾸 그쪽으로
지날 때마다 그쪽을 한참 쳐다보며 뭔가에
놀란 것처럼 흠칫거리고 놀라 소파 밑으로
숨어버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강아지가 귀신을 본다는 소리를
들어봐서 그럴 때마다 괜히 좀
오싹해졌지만 저 말고는 가족들
모두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아
그냥 저 혼자 오버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무시하며 지냈습니다.
별일 없이 시간이 흘러 몇 개월이 더지나
강아지들은 거의 성견이 되었고
두 마리다 온순하여 짖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 모두 지방에
봉사를 가셨다가 폭설이 내려 집으로
올라올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저는 강아지 2마리와 밤을 보내야
해서 간단히 씻고 티브이를 보려고 리모컨을
집어 티브이를 켜려고 하는 순간 평소에는
짖는 일이 거의 없던 강아지 2마리가
예전 창고방이었던 다용도실 구석을
보고 미친 듯이 짖기 시작했습니다.
거실 티브이의 뒤쪽이 그 다용도실이었는데
평소에도 겁이 많고 귀신같은걸 잘 믿는
타입이었던 저는 이미 겁에 질려
티브이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 다용도실 쪽을
자꾸 의식하면서 보게 됐습니다.
집에 혼자 있는 데다 이미 시간은 자정을
넘어 새벽인 이 시간에 짖지도 않던
강아지들이 그 다용도실을 보고
미친 듯이 짖기 시작하니 저는 공포에
사로잡혀 굳은 채로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아지들의 짖는 방향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엌 쪽을
지나쳐 가스오븐 쪽을 보고 짖다가
화장실 쪽으로 짖는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공포에 질려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없던
저는 그대로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이 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는데
1분 정도가 지나자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가 멈췄습니다.
이제 다 끝난 건가 싶어 눈을 뜨고
두려움을 잊으려 소파에 앉아 티브이
채널을 돌리려는 순간 저는 온몸에
소름이 끼치며 그대로 굳어버렸습니다.
강아지들이 제 뒤를 보고 짖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누워있다가 앉아서 강아지들이
놀라 짖는 것이 아닐까 싶어 강아지들을
쳐다봤는데 강아지들은 저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정확히 제 바로 옆을 보고
짖고 있었습니다.
저를 더 공포에 빠지게 만든 건 강아지들이
제 오른쪽 옆을 보고 짖다가 다시 제 머리
위쪽을 보고 짖다가 다시 왼쪽 옆을 보고
짖어대더니 다시 다용도실 구석을 보고
짖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짖다가 강아지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졌고 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극한의 공포를 느끼다 밤새 온
방의 불이란 불은 다 켜놓고 티브이 볼륨을
올린 채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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